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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가 중국을 제칠 수 있을까?

글, 이광수

📌 코너 소개: ‘포스트 차이나’로 불리며 미래 경제 대국으로 꼽히는 인도. 하지만 인도 경제의 실체는 손에 잡히지 않는 느낌이죠. 매주 수요일, 인도 전문가 이광수 교수님이 연재하는 <인도 경제 이야기>에서 그 막막함을 해결해 드릴게요.


외환위기 이후, 인도가 달라졌다

인도는 1991년, IMF 외환위기를 맞았습니다. 외화보유액은 10억 달러 수준으로 부족했고, 경제성장률도 1%대에 불과했어요. 

결국 국제통화기금(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게 된 인도는 국가의 방향을 바꿔 나갔습니다. 자유화, 민영화, 세계화에 나서기 시작했죠. 

가장 먼저, 민간과 외국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인디라 간디 시기를 거치며 30년 넘게 굳어진 국가 주도의 폐쇄적 경제 체질은 쉽게 바뀌지 않았어요. 

게다가 사방에서 저항이 터져 나왔습니다. 인도의 경제는 미약하게나마 성장하고 있었지만, 그 혜택이 인구 전체에 골고루 분배되지 않아 빈곤층, 특히 농민들의 저항이 컸죠.

그 결과, 인도의 개혁 개방 정책은 전진하다, 후퇴하길 반복했습니다. 마치 벽시계의 추가 움직이는 것처럼, 국가가 주도하는 경제 발전 모델과 1991년 이후의 신자유주의적 시장 중심 모델이 공존하는 형태였어요. 

세계 경제와 발맞춰 가는 인도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은 지 10년 만인 2000년 초, 인도 경제는 세계 경제와 조금씩 발을 맞춰 가기 시작했습니다. 2012년도 기사를 살펴볼까요?

🗞️ <91년 외환위기 때와 현재 인도 경제 비교>

2012년 6월 20일, 매일경제

“현재 인도가 처한 상황이 1991년과 일부 유사한 것은 사실이지만, 경제지표를 종합해보면 당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체력이 튼튼해졌다. 우선 외환보유액이 1991년에 비해 큰 폭으로 늘었다. 당시 외환보유액은 10억달러에 불과해 2주일치 수입대금을 결제하기에도 빠듯했다. 하지만 현재 인도의 외환보유액은 2900억달러(약 340조원)에 달한다. 우리나라에 이어 세계 8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하지만 여전히 인도 경제는 세계 경제에서 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국을 대체할 떠오르는 국가’로 부상하는 중이지만, 속도가 아주 더뎌요.

낙후된 제조업, 여전히 큰 문제

여러 이유가 있지만, 딱 한 가지만 꼽아 보자면 ‘낙후된 제조업’ 때문입니다. 인도의 제조업 기반은 아주 미약한 상태예요. 여전히 전체 산업에서 농업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요.

아무리 서비스업이 발전하고, 외국 자본 유치가 활발해지고, 경제 성장이 많이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제조업이 성장하지 않으면 ‘일자리’가 풍부하게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일자리 부족은 인도 경제의 발목을 잡는 커다란 문제입니다. 인도가 중국을 제치고 세계 인구 1위에 오른 2023년, 청년 실업률은 20%를 훌쩍 넘기기도 했어요.

인도는 중국을 대체할 수 있을까?

인도는 제조업 발전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2014년, 현 수상 모디가 집권한 이후로 시작된 기조예요.

이 기조는 ‘메이크 인 인디아’를 표제로 내겁니다. 아직 10년도 채 되지 않은 프로젝트라 아직 놀랄 만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인도 안팎의 기대감은 커지는 중이에요.

‘인도가 유망한 생산기지가 될 것이다’, ‘중국을 대체하는 제조업 기지가 될 것이다’라는 기대감이죠.

그리고 이 기대감을 둘러싼 논쟁도 분분합니다. ‘희망 고문’일지, ‘달성할 수 있는 희망’일지 의견이 갈려요. 저는 이 논쟁에 앞서, 좀 더 신중한 판단을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글로벌 기업이 인도에 진출한다는데

최근 ‘애플’을 비롯해 많은 제조업 회사들이 인도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2017년, 국내 기업 ‘기아’도 인도 안드라 쁘라데시 주에 자동차 제조 공장을 짓기 위해 11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전기차 기업 ‘테슬라’는 2021년 인도 시장에 진출한 이후, 인도에 전기차 공장을 세우기 위해 인도 정부와 논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잘 알려진 글로벌 제조업 회사들이 인도 정부의 ‘메이크 인 인디아’ 프로젝트에 합류하는 사례는 수도 없이 많습니다.

그런데 그 뉴스를 자세히 들어다 보면, 대부분 2010년대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어요. 다시 말하면, 지금 상태로 판단하기에는 조금 빠르다는 거예요.

뿌리 깊게 남은 제도와 관행

인도에는 제도와 관행의 저항이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이를 개혁하려는 권력의 힘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확신할 수 없어요.

민주주의 국가인 만큼, 선거를 통해 기조가 전혀 다른 집권자로 바뀔 가능성도 있습니다. 각 주가 독립된 정치와 법의 체계를 지닌 연방제이기도 하고요.

반면, 중국은 공산당의 주도 아래 일사불란하게 정책이 추진됩니다. 이외에도 여러 이유로 중국의 속도를 인도에 바로 기대하기는 어려워요.

인도가 중국의 대체 시장 또는 중국 다음 시장이 될 것인지 가늠하려면, 좀 더 지켜봐야 합니다. 과거 데이터를 본다면, 변화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해 결실을 보기 시작한 2010년경부터 살펴야 해요.

미-중 갈등이 인도에 미치는 영향

여기에 한 가지 변수가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벌이는 팽팽한 신경전이 인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미국은 중국과의 경제 전쟁을 벌이면서, 노골적으로 ‘탈중국’ 행보를 보이고 있어요. 그리고 그 대체지로 인도를 선택했습니다.

미국 최대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은 인도에 반도체 조립공장을 건설하는 중입니다. 인도에 들어서는 첫 글로벌 반도체 공장으로, 내년 12월에 첫 반도체가 출시될 예정이에요.

‘애플’도 2025년까지 아이폰 생산량 중 25%를 인도에서 생산하겠다고 나섰습니다. 현재 약 7% 수준에서 대폭 높이겠다는 계획이에요.

‘인도가 중국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인가?’에 답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인도와 미국이 빠르게 가까워지고, 경제적 협력을 하기 시작했다는 점도 잘 살펴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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