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
호텔과 레스토랑들도 이런 소비 심리를 놓치지 않죠. ‘크리스마스 스페셜 디너 29만 원’, ‘연인을 위한 100만 원대 로맨틱 호텔 룸 패키지’, ‘40만 원짜리 홀리데이 리미티드 케이크’ 등 평소보다 두 배 이상 비싼 가격에 특별 메뉴를 내놓거든요. 식사를 하고 싶으면 와인 한 병을 의무적으로 주문하게 만드는 곳도 많죠. 이때 아니면 또 언제 즐기겠냐는 생각에 지갑을 열긴 했는데, 막상 지나고 나면 “그렇게까지 무리할 필요가 있었나?” 하는 후회가 될 때도 있어요.
크리스마스처럼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몰리는 날에는 보상심리가 생기기 쉬워요. 오늘 만큼은 특별해야 한다거나, 남들만큼 멋진 하루를 보내야 한다는 마음이 생기죠. 그런데 이런 강박 때문에 특별한 그 날 하루를 온전히 즐기지 못하게 되기도 해요. 기념일이 다가오기 전부터 완벽한 계획을 세우느라 스트레스 받다가, 막상 당일이 되면 미션을 수행하듯, 하나씩 일정을 처리하느라 마음이 급해지죠.
기념일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고민되는 건, 우리가 그 하루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일지도 몰라요. 평소보다 조금 더 특별한 하루를 보내고 싶은 마음은 자연스럽지만, 그게 꼭 비싸고 화려한 것이어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어떤 날은 친구들과 나눠 먹는 작은 과자 한 봉지로도 충분히 웃을 수 있고, 어떤 날은 그저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으로도 의미가 있을 수 있어요. 누군가에게는 왁자지껄한 파티가 특별한 날이 될 수 있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침대 밖을 나오지 않는 날이 더 의미 있을 수 있죠. 화려하거나 특별하지 않아도 그 날 하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면 그걸로도 충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