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기인 ‘슈드’를 알아볼게요! 슈즈요?👟 SCHD 슈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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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7. 3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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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님은 디저트 좋아하시나요? 누구나 좋아하는 맛에 고급스러운 모양까지 갖춰 선물용으로도 인기인 휘낭시에는 프랑스어로 ‘금융업자’, ‘자본가’라는 뜻이에요. 17세기 한 수녀원에서 만들어진 휘낭시에는 금괴의 모양을 땄으며, 실제로 당시 금융가들이 가지고 다니며 즐겨 먹었다고 해요. 앞으로 휘낭시에를 드실 때마다 금과 관련된 경제지표에 관심을 가져 보는 것도 재밌지 않을까요? 🏦

⏰ 오늘의 머니레터 세 줄 요약

  1. 기업의 인수합병과 확장이 기회 아닌 위기가 된 사례와 그 시사점을 살펴봤어요
  2. 대세 투자로 떠오른 월 배당형 ETF, 개념부터 인기 상품까지 정리해 드려요
  3. 청년 주거 세계여행: 일단 들어가 사는 사람이 임자? 남아프리카공화국

2024년 7월 31일

경제뉴스 브리핑


📆 일정

  • 현지 시각 31일(한국 시각 8월 1일 새벽), 미국 FOMC 회의 결과가 발표돼요. 시장은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어요.
  • 삼성전자·삼성물산·키움증권·한화에어로스페이스·SK바이오사이언스·넥센타이어·제일기획·삼부토건 등 주요 기업 2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져요.
  • 6월 산업활동동향과 국세수입 현황이 발표돼요.  

🥔 핫이슈

  • 올해 증권사들은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 중 3분의 1에 대해서만 분석 보고서를 썼어요. 투자자들이 기업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를 얻을 수 없는 심각한 정보 비대칭으로 단기 투자가 심화되고, 이에 다른 주가 변동성이 커지는 등 문제가 되고 있어요.
  • 인크루트가 실시한 ‘대학생이 일하고 싶은 기업’ 설문조사 결과, 1위는 삼성전자, 2위는 네이버, 3위는 카카오, 4위는 현대, 5위는 CJ ENM이 차지했어요. 급여와 보상 제도가 가장 중요한 이유로 나타났어요.
  • 흉부외과 전공의가 전국 병원에 단 12명 남았어요. 보상에 비해 일이 고되고 인력이 부족해 꾸준히 사정이 어려워지던 차에, 의대 정원 확대를 두고 정부와 전공의가 갈등을 빚은 이번 사태의 타격을 크게 받았어요. 

💼 기업 소식
  • 지난 16일 제주맥주가 지분 17.39%를 사들인 글로벌 냉동 김밥 업체 에이지에프가 코스닥 시장 상장을 준비해요. 제주맥주는 이번 기업공개를 글로벌 시장 진출 계기로 삼고자 해요.
  •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 아마존이 지난 16~17일 개최한 프라임데이 이벤트에서 142억 달러(약 19조67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성과를 냈어요. K뷰티 제품 매출이 전년 프라임데이 대비 2.2배 이상 증가하며 좋은 성적을 거뒀어요.

🌏 글로벌 뉴스

  •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을 만나 협력을 논의했어요. 미국 정부가 중국의 반도체 기세를 꺾으려고 제재를 가하는 중이지만, 미국의 기업 입장에서는 중국 시장을 놓치기 아쉬운 것이 사실이에요. 우리나라 기업들도 양국 눈치를 보고 있어요. 
  • 베네수엘라 집권 통합사회주의당(PSUV)의 반미 성향을 가진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3선에 성공했어요. 하지만 출구 조사와 반대의 결과가 나온 데다, 부정선거로 의심되는 정황이 포착돼 야권이 불복하고 있어요.  

🗞️ 경제 정책

  • 모바일로도 주택 임대차계약을 신고할 수 있도록 부동산거래관리시스템이 개선돼요. 이달 31일부터 대전과 세종에서 시범 운영 후 올해 12월 2일부터는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에요. 
  • 공공임대주택에 만 2세 미만 신생아가 있는 출산 가구는 1순위로 우선 입주할 수 있게 됐어요. 한편, 1인 가구와 신혼부부의 반발을 산 ‘가구원 수에 따른 주택 면적 제한’은 폐지됐어요. 

🚩 경제 지표


🏘️ 부동산
  • 지난 29일, 화성시에 있는 ‘동탄역 롯데캐슬’ 청약 신청이 있었어요. 시세 대비 10억 원가량 저렴해 부동산원 청약 홈페이지가 마비될 정도로 사람이 몰렸어요.

🎪 기업

올해의 단어는 과유불급?

글, 정인

무분별한 확장은 문제가 돼요

올해 구설수에 오른 기업 중에는 공격적인 인수합병(M&A) 및 계열사 확대 전략을 사용하는 곳이 많았어요. 이번에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를 일으킨 큐텐, 창업주가 SM엔터테인먼트 주식 시세조종 의혹을 받는 카카오‘세기의 이혼’ 소송을 벌이고 있는 SK그룹이 대표적이에요.

  • 이커머스 플랫폼 큐텐의 계열사인 티몬·위메프는 1조 원이 넘는 피해액을 발생시키며 지난 29일, 결국 기업회생을 신청했어요. 나스닥 상장을 위해 2022년부터 올해까지 약 3년에 걸쳐 이커머스 플랫폼을 4곳이나 인수하며 무리하게 덩치를 불린 것이 문제의 원인으로 지적돼요.
  • 카카오는 지난해 4월 기준 계열사가 147개나 되었는데, 무분별한 사업 확장으로 소상공인 골목상권을 침해하고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로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쳤다는 비판을 받아왔어요. 현재는 이달 18일 기준 계열사가 123개까지 줄어든 상태예요.
  • SK그룹은 지분이 희석되기 마련인 인수합병으로 성장해 온 탓에 지배구조가 취약한 것이 자주 도마 위에 올랐어요. 최근엔 ‘무분별하게 투자하던 것을 정리하고 경쟁력 있는 시장에 집중’하겠다고 밝혔어요.


잘못하면 기회가 아니라 위기가 돼요

시장지배적인 기업의 활발한 기술기업 인수합병은 최근 세계 시장의 트렌드예요. 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인수합병하면 새로운 시장에 수월하게 진입이 가능한 동시에 중요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규모가 커질수록 비용이 줄어드는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도 쉽습니다. 다만 그만큼 많은 자금이 들기 때문에 재무리스크가 크고, 생각보다 시너지가 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해요. 무리한 인수합병이나 계열사 확장으로 재무리스크가 발생하면 기업의 생존이 위태로울 수도 있어요. 규모가 큰 기업이 흔들리면 소속된 산업 전체와 시장 질서가 흔들리며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몇몇 상장사의 무분별한 비상장사 투자가 시장의 새로운 문제로 지적받고 있어요.

📚 뉴스에 참고한 자료
  • 김종대, 장호준, 석준희. (2023). 인수합병의 거래가격이 기업의 미래가치에 미치는 영향: 산업 내 경쟁 수준과 이종 산업 인수합병의 조절효과를 중심으로. 국제경영연구, 34(2), 59-79.  
  • 장영봉, 권영옥, 조우제. (2022). 디지털 전환 시대의 지배적 기업과 인수합병 :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 . 경영정보학연구, 24(4), 41-54.
정인 한줄평
  • 2000년대 들어 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했는데도 불구하고 산업의 전반적 생산성은 낮아졌어요. 최근 경영학 연구에서는 생산성 하락 현상의 원인을 빅테크의 인수합병에서도 찾고 있어요. 빅테크처럼 시장지배적 기업이 있는 산업에서는 지배기업이 인수합병으로 산업 전체의 효율성을 빨아들여서, 그런 기업이 없는 산업에서는 개별기업들의 경쟁력이 충분하지 못하게 되어서 생산성이 하락했다고 해요. 글로벌 저성장 기조와도 연결되는 부분이에요.

📀 금융

월 배당형 ETF,
1년 반 만에 10배 커졌다?

글, JYP


월 배당형 ETF에 투자금이 몰리고 있어요

최근 국내 월 배당형 ETF의 순자산 규모는 11조 3560억 원으로 2022년 말 대비 10배가량 늘었어요. 상품 수도 다양해져서, 19개에서 67개로 늘었어요. 흥미로운 건 투자자 중 40대 이하가 크게 늘었다는 점이에요. 보통 월 배당형 ETF는 시세차익보다는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필요한 중장년층에서 인기인데, 요즘은 2040 사이에서도 인기라고 해요.

특히 인기인 ‘슈드’를 알아볼게요

ETF는 주식, 채권 등 투자자산을 모아둔 ‘묶음 상품’이라고 보시면 돼요. 증권사 MTS나 HTS에서 주식처럼 매수, 매도하는 방식으로 거래합니다. 수익 실현을 하는 방법도 주식과 비슷해요. 싸게 사서 비싸게 팔거나, ETF에 포함된 주식의 분배금(배당금과 유사한 개념)을 받는 방식이죠. 요즘 인기인 월 배당형 ETF는 후자의 방식으로 수익을 내는 데 집중돼 있어요. 요즘 국내 투자자들이 많이 찾는 미국 상장 월 배당형 ETF의 구성과 성과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아요. 

  • 슈와브 US 디비던드 에퀴티(SCHD, 슈드): 브로드컴, 버라이즌, 코카콜라 등 꾸준히 배당을 늘려온 기업의 주식 위주로 구성된 ETF예요. 주가 상승보다는 배당 성장이 높은 기업으로 꾸려져, 주가 상승률은 다른 월 배당형 ETF에 비해 낮은 편이에요. 

분배금에도 세금을 내야 해요

월 배당 ETF에 투자해 분배금을 받을 때, 이익에 대한 배당소득세(15.4%)가 부과된다는 점은 알아두셔야 해요. 이 세금을 미리 떼고, 남은 금액을 입금받게 됩니다. 단, 연금저축펀드 또는 IRP, ISA 계좌에서 투자하면 이 세금을 아낄 수 있어요. 손익통산(손해와 이익을 통합 계산한 최종 이익) 200만 원까지는 비과세(세금을 매기지 않는 것)를 적용하고, 200만 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낮은 세율(9.9%)의 세율을 적용받거든요. 

JYP 한줄평
  • 연금저축펀드, IRP, ISA 계좌로는 국내에 상장된 펀드나 ETF에만 투자할 수 있어요. ‘난 해외 증시에 투자하고 싶은데’ 하는 생각이 든다면, 해외지수를 추종하는 국내 상장 ETF를 찾아보시면 돼요. 위에서 소개한 ‘슈드’와 유사한 ETF도 최근 국내 증시에 상장했어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배당+10%프리미엄다우존스’는 슈드와 동일한 포트폴리오에 투자하면서 약간의 변주를 넣은 상품이에요.
🔍 전문가 칼럼
청년 주거 세계여행

일단 들어가 사는 사람이 임자? 남아프리카공화국

글, 어예진

📌 필진 소개: 안녕하세요. 해담경제연구소 어예진 소장입니다. 저는 한국경제TV에서 기자와 앵커로 일했고요. 지금은 국내 경제, 그리고 해외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과 뉴스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할지를 탐구하는 연구자이자 방송인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청년 주거 정책을 돌아보는 ‘청년 주거 세계여행’. 오늘은 저 멀리 아프리카 대륙 중에서 가장 잘사는 나라,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떠나보겠습니다.


인종 차별이 법이었던 곳, 아파르트헤이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주택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우리가 꼭 알아야 하는 역사가 있습니다. 남아공은 17세기부터 네덜란드와 영국 식민지를 거치며 유럽 백인들의 이주가 많이 일어났는데요, 이 과정에서 원주민인 흑인들의 땅을 빼앗고 노예로 부리는 등 인종 차별이 벌어졌어요.


1940년대 후반에는 네덜란드계 백인인 ‘아프리카너’를 기반으로 하는 정당이 정권을 잡자, 아예 인종차별을 법으로 만들어서 유색인종들을 억압하게 됩니다. 이렇게 유색인종을 차별하고 백인을 우대하던 당시 정책을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라고 해요. 


아파르트헤이트는 백인과 흑인의 거주 지역도 철저히 구역을 나눴습니다. 흑인은 번화한 중심가에서 멀리 떨어진, 그리고 척박한 지역에 모여 살도록 했죠. 이곳을 타운십(Townships), 혹은 슬럼가라고 불러요.


흑인들은 지정된 곳 외에는 접근이 금지되었는데요. 다니는 길, 화장실까지도 백인과 흑인을 철저히 분리했습니다. 당시의 흔적은 여전히 남아공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요. 아래 사진처럼 오른쪽 흑인들이 사는 판자촌과 왼쪽의 고급 주택들이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나뉘어 있습니다. 지금까지도 흑인들은 타운십에 주로 살고 노른자 땅은 백인들이 소유하고 있죠.

1990년대 들어 흑인 해방 운동이 시작되고 1994년 아파르트헤이트가 철폐되면서 흑인에게도 투표권이 주어집니다. 그해, 남아공 사상 첫 다인종 민주주의 선거를 통해 뽑힌 사람이 바로 최초의 흑인 대통령 넬슨 만델라입니다. 


흑인이 대통령이 되자 보복을 두려워한 백인 부유층들은 대부분 해외로 이민을 가고 기업들도 떠나게 됩니다. 이동의 자유를 되찾은 흑인들은 새로운 기회를 찾아 요하네스버그로 몰려들었어요. 만델라 정부도 흑인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요하네스버그와 케이프타운 등 취업 가능성이 높은 주요 도시의 도심으로의 이주를 장려했습니다. 이때 도시로 몰려드는 사람들이 급증하면서 실업자가 넘쳐나고 주택난이 발생하게 되었죠.


쓰레기 더미에 갇혀 사는 사람들


백인과 기업들이 일시에 떠나자 남아공의 경제는 크게 휘청였어요. 부동산 가치가 하락해 세금이 건물값을 넘어서는 사태가 발행했습니다. 결국 방치되는 건물이 많아졌죠. 도시 입장에서도 세수가 부족하니 수도, 전기, 쓰레기 수거 같은 주요 인프라를 제공하지 못했고요.


이때 범죄 조직들이 일부 버려진 고층 건물부터 폐공장에 이르는 곳을 불법 점거하고 나섰어요. 그리고는 판자나 커튼으로 방을 나누고, 오갈 데 없는 사람들을 모아 임대료와 보호비를 내고 거주하게 했습니다. 무허가 쪽방을 만들어 불법 임대를 한 거죠. 이런 구조는 현재까지도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출처: BBC 홈페이지


작년 8월 요하네스버그의 버려진 오피스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해 어린이를 포함해 70여 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이곳 역시 폭력조직이 불법 점거해 탄자니아, 말라위 등에서 온 이민자들을 받아 살도록 한 곳이었죠. 전기 대신 사용했던 양초가 화재의 원인으로 알려졌어요.


이런 불법 거주지는 공무원, 경찰 등 외부인의 출입을 막기 위해 쓰레기 더미를 가득 쌓거나 쇠사슬로 입구를 막고 조직적으로 문 앞을 지키는 곳이 많습니다.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도시로 온 가난한 이민자를 비롯해 사정이 어려운 청년들은 이런 불법 거주지의 화장실, 영안실 등을 집으로 꾸며 살고 있습니다. 


불법 침입자를 함부로 내쫓지 못하는 법


이처럼 사람들이 불법으로 점거해 거주하는 대형 건물과 개인 주택이 요하네스버그 주변에만 대략 600채가 넘는데요. 시내를 벗어나면 그 숫자가 더 늘어난다고 합니다.


여기까지 읽으신 다음엔 이런 생각이 드실 수 있어요. ‘집주인이 왜 불법 거주자들을 쫓아내지 않지? 정부가 폭력조직을 몰아내고 공공주택으로 리모델링 하면 되지 않나? 사람들이 전기와 수도를 제대로 공급받으며 살 수 있게 해주면 참 좋을 텐데…’ 하고 말이죠. 그러나 그게 법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PIE라는 아주 기가 막힌 법 때문인데요. 우리 말로 하면 ‘불법퇴거 방지법’입니다. 1998년에 만들어진 법인데, 불법 점유자일지라도 법원의 명령 없이는 집에서 퇴거 시키거나 집을 철거할 수 없다는 내용이에요.


내쫓을 방법이 없는 건 아닙니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집 주인이 불법 점유자가 거주할 대체 숙소 또는 토지를 마련해 줘야 해요. 예를 들어 폐공장에 무단으로 200명이 들어가 살고 있다면, 200명이 살 곳을 마련해 줘야 모두 내보내고 건물을 팔거나 리모델링을 할 수 있는 거죠.


남아공은 왜 소유자가 아닌 점유자의 권리를 이토록 옹호하게 됐을까요? 처음의 명분은 노동자들의 근로 의지를 위한다는 거였어요. 거주지 또는 토지에 대한 안정성이 없으면 열심히 일하지 않게 되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논리였죠. 문제는 이 법 때문에 도시 개발도 안 되고 주택난도 해결이 안 되고 있다는 거예요.

 

지어도 지어도 부족한 주택


1994년 이후 남아공 정부는 ‘Breaking New Ground’라고 불리는 주택 재건 및 개발 프로그램을 통해 2014년까지 불법 주택을 근절하는 것을 목표로 세운 바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현재까지 약 500만 개의 주택을 공급했습니다. 무료 또는 아주 낮은 가격에 말이죠. 


대표적인 예가 오피스 빌딩을 개조해 저렴하게 세를 놓는 것이에요. 오랫동안 비어있는 오피스 건물을 리노베이션해서 방 한 개 혹은 두 개짜리 아파트로 바꾸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멀끔한 아파트는 월세가 약 3천 랜드, 우리 돈으로 대략 22만 원 정도 합니다. 보증금은 보통 두 달 치를 내는데, 입주 후 첫 달은 공짜인 곳도 있어요. 젊은이들은 기존에 살던 도시 외곽에서 통근하면 교통비가 꽤 많이 들기 때문에 도심에 거주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아공은 2023년을 기준으로 여전히 240만 가구 이상이 주택이 필요한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이 가운데 140만 가구는 판잣집 같은 불법 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어요. 이마저도 실제보다 적게 집계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해요.


이렇게 주택이 부족한 이유 중 하나는 인구의 도시 집중화 때문입니다. 현재 남아공 인구의 62%가 도시에 거주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도시에 와야 하기 때문이죠. (참고로 남아공의 공식 실업률은 32%로 세계 최고 수준이며 24세 미만 청년 실업률은 60%가 넘습니다.) 


양극화의 끝판왕, 남아공


지금까지 한 얘기만 보면 ‘남아공은 정말 못 사는 사람 천국이구나…’ 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요. 이는 절반의 진실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어요. 남아공 인구 가운데 80%를 차지하는 흑인들은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빈곤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백인 소득의 6분의 1밖에 벌지 못 하니까요. 그렇다면 나머지 20%의 백인들은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아프리카 대륙에서 GDP 기준 1위(2024년 전망치)에 해당하는 가장 잘사는 나라입니다. 이건 잘사는 사람은 매우 잘 살고 있다는 얘긴데요. 남아공은 인구의 10%가 국가 전체 자산의 71%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늘 세계에서 가장 불평등한 나라로 꼽혀요.


남아공의 주택 형태는 크게 다섯 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앞서 다룬 무허가 주택이 있고, 전통 가옥도 여전히 사람들이 거주하는 주택 형태 중 하나 입니다. 오두막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데요. 주로 농촌에 사는 사람들이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흙과 풀, 나무, 돌 등 천연 재료를 이용해 짓고 거주합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전통 가옥. 출처: isbyearsixsouthafrica.weebly.com


도심에서는 일반적으로는 단독주택(하우스)과 플랫이라고 하는 빌라 또는 아파트 형태에 주로 삽니다. 타운십과는 전혀 다른 모습인데요. 중산층이 사는 주택가를 보면 2중 3중으로 된 철문과 전기 펜스로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플랫 중에서도 입구에 따로 철문이 달리고 경비실이 있는 곳은 그렇지 않은 곳 보다 조금 더 가격이 비쌉니다. 치안이 불안정하고 강력 범죄가 자주 일어나는 남아공에서 보안은 집을 고르는 데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좌) 남아공의 단독주택, 우) 컴플랙스.  출처: 구글맵


잘사는 동네 단독주택은 미국의 부자 동네에서 볼 수 있는 형태의 주택과 매우 비슷합니다. 남아공에서 가장 비싼 동네는 케이프타운인데요. 바다가 보이는 전망 좋은 집의 고급 주택들은 한 달 월세만 900만 원 안팎에 이르며 매매가는 수십 억을 호가합니다. 


컴플랙스라는 타운하우스 같은 주거 단지도 있는데요. 컴플랙스는 단지 앞을 지키는 경비도 있고 관리인도 따로 있어서 여유 있는 사람들이 주로 거주합니다. 


저렴한 거주 비용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살면 상대적으로 생활비가 적게 듭니다. 대부분의 국가보다 절반 이상 저렴한 편이라고 해도 될 정도죠. 물론 사는 곳과 가족 수, 생활 수준에 따라 다르지만 주택 임대료는 영국보다 약 65%, 미국보다 74%, 독일보다 55% 낮습니다. 


요하네스버그에서 1인 가구의 월 생활비(식비, 유틸리티, 교통비 등)는 약 630 달러 정도 듭니다. 여기에 별도로 방 한 개 짜리 아파트 월세가 평균 320~380달러 정도 하죠. 좀 더 비싼 케이프 타운에서는 방 한 개 짜리 아파트 월세는 420~630달러 정도 됩니다. 


흥미로운 점도 몇 가지 있는데요. ‘프리페이드(prepaid)’라고 불리는 방식으로 전기, 물, 가스 등을 마트에서 구입해서 쓰는 경우가 있다는 겁니다. 남아공은 수도나 전기 등을 국유기업에서 제공하는데, 부정부패로 찌든 남아공 공무원들이 폭탄 같은 요금을 청구하는 일이 왕왕 있어서 선불 방식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해요. 


마트에서 내가 원하는 만큼 전력을 구매하면 영수증에 번호를 찍어주는데요. 집에 있는 계량기에 그 번호를 입력하면 전기가 충전이 되는 방식입니다.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남아공은 ‘북향’이 좋은 집이라는 겁니다. 우리는 남향이 햇빛도 잘 들어오고 겨울에도 따뜻한 집이라는 개념이 있는데요. 남아공은 남반구에 있기 때문에 우리와 반대로 북향집을 골라야 햇볕이 아주 잘 들어온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남아공은 과거 인종차별 정책 ‘아파르트헤이트’를 계기로 흑인들이 외곽의 척박한 곳으로 쫓겨나 모여 살게 됩니다. 이곳을 타운십이라고 하는데 지금도 여전히 흑인들의 주요 거주지 입니다.
  • 아파르트헤이트가 철폐된 이후 도시로 몰려는 사람들로 인해 실업자와 주택난이 발생합니다. 이때 일부 폭력 조직들이 버려진 건물을 무단 점거해 무허가 쪽방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돈을 받고 거주하게 합니다.
  • 남아공은 ‘불법퇴거 방지법’이 있어서 불법 점유자들을 함부로 쫓아낼 수 없습니다. 이 법 때문에 도시 개발이 안 되고 주택난도 해결이 안 되고 있습니다. 
  • 남아공 정부는 1994년 이후 현재까지 약 500만 개의 주택을 공급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기준으로 240만 가구 이상이 집이 없으며, 이 가운데 140만 가구는 불법 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남아공의 주택 형태는 전통 가옥과 판잣집 외에 단독주택과 플랫이라고 하는 빌라 혹은 작은 독채 아파트, 그리고 타운하우스 같은 컴플랙스로 크게 나뉩니다. 
  • 강력 범죄가 많기 때문에 남아공 주택에서 보안은 집을 고르는 데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 남아공의 임대료는 미국과 영국, 독일보다 50~70% 가량 저렴합니다.


💌 <청년 주거 세계여행>은 매주 수요일 머니레터에 연재됩니다.

똑똑한 돈친구, 머니레터
독자 피드백
  • 티몬 위메프 미정산 사태에 금융당국이 왜 금전적 지원을 해주는지 의문이 있었는데, 관리감독을 부실하게 했던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어 매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어피티 최고^^ (복덩이 님)

  • 뉴스레터를 제법 여러 개 구독하고 있는데 그중 머니레터의 가독성이 가장 좋고, 내용도 좋아요. <어피티 온에어> 라이브도 잘 챙겨보고 있어요 팀어피티 화이팅~! (돌돌이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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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JYP: 제가 모시고 사는 고양이 ‘목성이’가 요즘 아침마다 보은을 해줘요. (당연히 저에게는 쓸모 없는) 고양이 장난감을 물고 침대 밑으로 와서는 ‘날 좀 봐달라’며 야옹야옹 웁니다.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운데 그 시간이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게 살짝 고충이에요. 얼마 전에는 새벽 3시에 보은하러 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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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첫 TV토론, 해리스의 심판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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