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얀
2019년 여름, 당시 김얀의 나이는 38세. 저는 그제야 돈을 공부해 보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 또래 대부분이 배우자를 만나 아파트를 사며 억 단위 자산을 만들어 가고 있었지만, 저는 자산을 늘려갈 생각은커녕 ‘그냥 글 써서 밥만 먹고 살면 좋겠다’라는 생각만 하던 전형적인 ‘돈알못’이었습니다.
38세 김얀. 당시 제가 가진 전 재산은 전세금에 깔려 있던 3천만 원 정도가 전부였고, 그때도 지금도 비혼 생활을 유지하고 있기에 함께 돈을 모아갈 파트너는 물론, 일정한 수입이 들어오는 직장도 없었습니다. 물론 아무것도 하지 않고 놀고먹지만은 않았습니다.
당시 저에게는 ‘드라마 작가’라는 멋진 타이틀이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그 전년도에 받은 계약금 이후로는 받은 돈이 없었죠. 글을 쓰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모아둔 돈을 까먹어야 하는 생활을 하면서도 별다른 생각이 없었던 이유는 그래도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고 있다는 자부심이 컸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전세 만기일을 앞두고 대출 상담을 하러 은행에 가기 전까지 말이죠. 그때 은행에서 요구했던 ‘연 소득 증명서’라는 것을 떼어 본 후 저는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2018년 소득 4,800,000원
‘480만 원’이라는 숫자가 적힌 그 종이 한 장을 앞에 두고 대출 상담을 진행하던 은행원과 저는 더 상담을 이어갈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이미 DTI가 어떻고 DSR이 어떻고 하는 단어에서부터 머릿속이 이미 하얘진 상태였고요.
생애 첫 주택이라면 못해도 80%는 대출이 나온다고 했던 친구들도 저의 조그맣고 귀여운 연 소득까지는 생각을 하지 못했겠지요.
덕분에 저는 몇 개월 동안 집 근처의 여러 부동산 사장님들과 함께 발품을 팔며 알아보았던 1억 원대의 ‘급매’ 빌라를 놓치게 되었고, 따라서 내가 사는 집을 여성들을 위한 안전한 셰어 하우스로 만들겠다는 저의 꿈도 산산조각이 나 버렸습니다.
대신 ‘나에게 돈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480만 원의 연 소득 증명서와 함께 확실히 각인 되었죠.
돈이란 단순히 무엇을 사고파는 문제가 아닌
기회와 여유를 갖게 되는 것임을
그리하여 38세에 시작된 돈 공부는 채 2년이 지나지 않아 본인 소유의 집과 ‘여성을 위한 안전한 셰어하우스’의 꿈을 이루게 되었고, 현재는 직장 외 다양한 파이프라인으로 월 480만 원 이상의 수입을 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워낙 늦게 시작한 탓에 아직 ‘대단한 부자’는 되지 못했지만, 불과 2년 전의 저와 같은 ‘돈알못’을 위해 한 발짝 앞에 서서 친절하게 여러분을 끌어 주는 ‘이웃집의 멘토’가 되어 머니레터 필진으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럼 앞으로 저와 함께 돈독한 트레이닝으로 대부호의 첫걸음을 시작해 보실까요?
💌 김얀 님의 <돈독한 트레이닝>은 매주 화요일 머니레터에 연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