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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어렵지만, 그래도 나답게

글, 장단

커리어레터를 보내고 나면, 독자분들이 보내주신 질문과 의견들을 꼼꼼히 살펴봅니다. 

색깔도 깊이도 다른 이야기 중에는 당장 달려가 안아주고 싶은 사연도 있고, 위로의 말을 건네기도 어려운 사연도, 확성기로 자랑하고 싶은 사연도 있어요. 

하지만 모든 질문에 답을 건넬 수는 없으니 내용을 읽고, 읽고 또 읽어서 지금, 이 시점에 건네면 좋을 만한 이야기를 칼럼으로 적고 있답니다. 

오늘은 “할까 말까 망설이다 또 하루를 보냈다”, “이것저것 해보았지만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지 모르겠다”는 질문에 조금은 도움이 될만한 안다비 님의 이야기를 전해드릴게요. 

안다비 님은 “그냥 하는 게 다비다”라는 슬로건에서 시작해 “다비답게 해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거든요. 먼저 다비 님의 이야기로 시작해볼게요.

“그냥 하는 게 다비다”

대학을 졸업하고, 첫 직장에서 몇달치 월급이 밀린 채 퇴사한 후 빵집에서 알바를 했다. 머리가 복잡하니 몸쓰는 일을 하며 생각을 정리하고 싶었다. 

막연한 미래, 막연한 하루를 고민하며 끊임없이 되뇌였다. 

“나답게, 나답게…” 
나는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나는 어떤 모습이고 싶은 걸까
나는 어떤 선택에 책임질 수 있을까
여전히 어렵지만 그래도 나답게 나답게…

친구들은 그런 내게 “절벽에 선 아이 같다”고 말했다. ‘나답게’를 찾는 나의 모습이 그들에게는 위험해 보였나 보다.

물론 친구들에게 나의 선택을 강요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언젠가는 그들에게 이야기해 주고 싶다.

절벽에서 떨어져 보니 
사실 무릎 까이는 정도더라
하지만 무릎 까인 걸 모를 만큼 
기쁜 일도 많아

“도움을 청하는 것도 다비다”

컨퍼런스에 연사로 참여한 자리에서 다비 님을 처음 만났어요. 

다비 님은 우연한 계기로 제 강연을 듣고 난 뒤 “그냥 하는 게 다비다”의 시작 버튼을 누를 수 있었다며, 컨퍼런스에 제가 연사로 참여한다는 사실을 알고 감사를 전하고 싶어 참석했다고 하더군요. 

다비 님은 당시 ‘Why’라는 키워드로 전시도 하고, 제품을 제작해 판매하기도 하고, 강연도 하면서 나답게 살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주었습니다.

어느 날 무릎이 까인 줄도 모르고 “그냥 하는 다비”로 살아가던 그에게 위기가 찾아왔어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바이러스가 오프라인에서 이루어지던 일들을 멈추게 했기 때문이죠. 

다비 님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저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저는 다비 님이 그동안 해왔던 일들을 살피며 새로운 가능성을 찾기 시작했어요. 

다비 님은 ‘Why’가 있는 사람이에요. 이 점은 일의 현장에서 상상도 못 할 큰 힘을 발휘합니다. ‘Why’가 있는 사람은 모두가 놓치는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니까요. 

하지만 다비 님에게도 약점은 있었습니다. ‘함께 일하는 경험’이 부족하다는 사실이었어요. 다니던 회사가 망하는 등 여러 가지 이유로 1년 이상 회사에서 일해본 경험이 없었거든요. 

저는 다비 님에게 그동안의 경험을 활용할 수 있는 기업에서 1년 이상 일해볼 것을 권했고, 그렇게 크리에이티브 컨설턴트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connecting the dot: 점을 선으로

“Of course it was impossible to connect the dots looking forward when I was in college. But it was very, very clear looking backwards ten years later. Again, you can’t connect the dots looking forward; you can only connect them looking backwards”

“물론 제가 대학을 다닐 때, 미래를 보고 점들을 연결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10년 후 되돌아보니 그것은 아주 분명했습니다. 지금 당신은 점들을 연결할 수는 없습니다. 단지 과거를 되돌아보았을 때 그것들을 연결할 수 있죠”

– 스티브 잡스(Steve Jobs), 스탠포드 졸업식 축사 중

커리어에 대해서는 수많은 조언이 쏟아져 나오지만, 사실 나에게 맞는 정답이란 없습니다. 제가 칼럼을 통해 전하는 조언도 참고 사항일 뿐이에요. 커리어는 저마다가 스스로 써 내려가는 내 일의 역사니까요. 

다비 님은 현재 책과 커피가 있는 문화공간 ‘인덱스숍’에서 북라이프 디렉터를 맡아 일하고 있어요. 인덱스숍을 운영하면서 언젠가는 나만의 문화공간을 꾸릴 경험을 쌓고 있죠. 

다비 님이 기획해서 운영하는 <책 안 읽고 오는 책 모임 : 함께 시작해요, 나의 첫 사이드 프로젝트>를 살펴보면 다비 님이 ‘나답게’라는 주문을 외우며 살아온 경험들이 잘 이어져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거예요. 

철없다는 이야기를 들어오면서도 ‘나답게’를 버리지 않고 키워온 다비 님이 10년 후에는 지금 보다 더 멋진 선을 만들어 낼 것 같죠? 

할까 말까 망설이는 분들, 하고 싶은 것들이 많은데 어떻게 이어내야 할지 모르겠는 분들에게 다비 님의 이야기가 자그마한 용기와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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