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보험 가입하셨나요? 진단비는 얼마로 하셨어요?

글, 서지은


📌 필진 소개: 어피티 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글 쓰는 보험설계사 서지은입니다. 2022년 ‘보험 족보’ 시리즈로 만난 후 3년 만인데요, 그동안 보험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지난 시간이 보험의 입문 편이었다면 이번에는 일상에서 정말 궁금했던 보험 관련 이야기들을 실제 사례들과 함께 콕콕 집어 전해드리려 해요. 열어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블랙박스가 아닌,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보험 화이트박스’ 로 매주 찾아뵙겠습니다. 


Q.

‘중입자 치료’라는 것이 나왔다고 들었는데, 이것도 암 보험에서 보장해 주나요?

암 보험은 얼마만큼 보장되는 것으로 가입해야 할까요?

저는 친가와 외가 모두 가족력이 있어서, 보험설계사로 일하며 가장 꼼꼼하게 준비한 부분이 바로 암 관련 보험이에요. 


과거엔 암이 고치기 어려운 불치병이라는 인식이 컸지만, 지금은 달라졌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의료 기술이 발전하면서 암 치료법 또한 그만큼 향상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국민이 기대수명(83.6세)까지 살면 암에 걸릴 확률은 남성의 경우 5명 중 2명, 여성은 3명 중 1명으로 상당히 높은 편인데요. 암에 걸려도 5년 이상 생존하는 사람들이 10명 중 7명에 이를 정도로 적지 않아요. 중입자 치료처럼 새로운 의료 기술이 도입되면 이 수치는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고요. 


암 생존율은 늦지 않게 발견해 치료하는 것과 밀접하게 관련 있을 텐데요. 우리나라는 ‘산정특례제도’가 있어 암으로 확진을 받으면 치료비의 0~10%만 부담하면 돼요. 건강보험공단에 신청하면 되는데, 암은 등록일로부터 5년간 적용받을 수 있어요. 희귀질환자 의료비 지원 사업 신청을 위해서라도 산정특례는 신청해야 해요.


하지만 산정특례를 받았더라도 모든 치료의 환자 부담 비율이 낮아지는 건 아닙니다. 급여 항목 즉,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치료에 대해서만 산정특례가 적용되기 때문에 비급여 치료는 전액을 부담해야 해요. 최근 주목받는 중입자 치료는 워낙 고가인 데다 비급여 항목이라서 환자의 비용 부담이 무척 크죠.


‘암 정복의 꿈’ 중입자 치료


중입자 치료는 탄소와 같은 무거운 입자를 가속시켜, 암세포만 쏘는 첨단 방사선 치료법을 말해요. 기존 항암 방사선 치료나 양성자 치료보다 생물학적 효과가 2~3배 더 높을 뿐 아니라, 암세포에만 정밀하게 파괴하기 때문에 정상 조직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어요. 치료 시간도 상대적으로 짧은 데다 후유증이 적어 치료 후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해요. 


무엇보다 췌장암이나 폐암, 간암과 같은 난치암(재발률이 높고 5년 이상 생존율이 50% 이하인 암)과 희귀암에 효과적이에요. 혈액암을 제외한 대부분의 고형암에 적용이 가능하고요.


문제는 치료비용인데요. 중입자 치료는 국민건강보험 급여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환자가 전액 부담해야 하는데, 최소 5000만~7000만 원 정도의 치료비가 들어요. 만약 4세대 실손 보험에 가입되어 있다면, 비급여 치료에 대해 연간 한도 5000만 원까지 보장되는데요(자기 부담 비율 30%). 중입자 치료는 입원 없이 통원 치료를 받게 되는데, 이 경우 하루 20~30만 원 한도의 통원비만 돌려받을 수 있기에 암을 제대로 치료하려면 실손 보험만으로 충분하지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나이와 가족력을 고려해서 암보험을 적절히 가입한다면 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암 보험 가입할 때 고려해야 할 것 


암 보험 가입을 고려하고 있다면 무엇을 중요하게 보아야 할까요? 암 보험에서 보장하는 항목은 크게 암 진단비와 암 치료비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암 진단비는 말 그대로 암 진단을 받으면 바로 지급이 됩니다. 진단과 동시에 약속한 금액을 지급하기 때문에 다른 항목에 비해 보험료가 조금 높아요. 연령이 낮을수록 위험률이 낮아 보험료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 하니, 암 진단비가 나오는 보험은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보장 기간을 길게 설정해 가입하는 것이 좋아요.


갱신형보다는 비갱신형을 추천해요. 왜냐하면 암은 연령에 따른 위험률이 달라 갱신 시 보험료가 크게 오를 수 있어요. 암 진단비는 원칙적으로 원발암(암이 처음으로 발생한 부위) 기준 최초 1회만 지급해요. 전이되거나 재진단받았을 경우까지 보장이 가능한 항목을 추가해 가입한다면 장기전이 될 암 치료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거예요. 


다음으로는 치료비에 대해서 살펴볼게요. 중입자 치료도 암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냐고요? 물론입니다. 항암 방사선 약물 치료 특약에 가입한 경우, 치료의 종류와 무관하게 항암 치료를 받으면 보험금을 지급해요. 


암은 수술 치료가 빈번한 질환인 만큼 수술비 보장도 함께 준비하면 좋겠죠? 최근에는 각 보험사에서 원발암 뿐 아니라 전이암이나 재발한 암까지 적용이 가능한 암 치료비 보험을 출시해 많은 문의를 받았는데요. 암 치료(수술, 항암 등)를 받기만 하면 매해 정해진 금액을 지급하고 10년간 적용을 받을 수 있는 보험이에요. 물론 보험마다 보장 범위와 조건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은 참고해 주세요. 

암 보험, 진단비는 얼마가 좋을까요? 


암 보험에 가입할 때 진단비 보장은 크면 클수록 좋다가 되겠지만 보험료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죠. 짧게는 10년, 길게는 30년까지 납입하는 보험인 만큼 평균 암 치료비와 현재 내 연봉을 합한 금액을 진단비로 설정한 뒤, 현실적으로 부담할 수 있는 월 보험료의 타협점을 찾아 최종 결정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볼게요. 연봉이 4000만 원이고, 암 치료 예상 비용이 3000만 원이라면 총 7000만 원으로 진단비를 설정해요. 그런 다음 책정된 월 보험료가 장기적으로 해지 없이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인지 고민해 보고, 만약 부담스럽다면 진단비가 좀 줄어들더라도 보험료를 낮춰 가입하는 식인 것이죠. 


암 보험과 같은 보장성 보험에는 ‘납입 면제’라는 기능이 들어있어요. 납입하는 동안 약관에 명시된 조건에 부합하는 질환에 걸리면 보험료를 더 이상 내지 않아도 보장을 받을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보장성 보험은 굳이 납입 기간을 짧게 설정해 매달 보험료 부담을 늘릴 필요가 없어요. 


또, 이미 보험료가 변동되지 않는 비갱신형 암 보험을 가지고 있다면 다른 하나는 저렴한 갱신형으로 보완해도 좋습니다. 월 보험료가 높지 않으면 갱신 시 보험료도 크게 부담되지 않으니까요.


암 보험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셨을까요? 살면서 나와 내 가족이 암에 걸리지 않는 게 가장 좋겠지요. 그러나 누구도 미래는 알 수 없기에 행운을 바라기보다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의 대비를 하는 것이 현명할 거예요. 오늘 보험화이트박스 연재를 읽으신 것을 계기로 내가 갖고 있는 보험의 보장범위를 확인하고, 더 좋은 조건의 보험으로 바꾸거나 보완할 부분은 없는지 한번 확인해 보시면 어떨까요? 시간을 내어 꼭 점검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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