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면 최신 제도인 퇴직연금

글, 어피티


📌 코너 소개: 주식부터 코인, 채권, 금, 달러에 이르기까지, 많은 분들이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투자에 관심을 갖는 요즘이에요. 하지만 재테크에서 정말 중요한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마음에서 멀어지려 하는 녀석이 있으니, 바로 연금이에요. 든든한 노후 대비를 위한 연금. 단언컨대 연금에 관심을 갖기에 너무 어린 나이란 없답니다! 어피티가 독자분들의 연금술사가 되어 연금에 대해 확실히 이해하시도록 길잡이가 되어 드릴게요.

퇴직급여도 급여예요


지난 연재에서 우리나라의 3층 연금 체계를 설명해 드렸어요. 오늘은 그중 직장인들에게 특히 중요한 2층, 퇴직연금 제도를 설명해 드릴 텐데요, 그러려면 우리나라 퇴직급여제도의 역사를 먼저 살펴봐야 해요.


퇴직금도 아니고 ‘퇴직급여’라니, 말이 좀 어색하게 느껴지실 수도 있을 텐데요. 회사가 근로자에게 일한 대가로 지급하는 것을 통틀어서 ‘급여’라고 합니다. 흔히 ‘월급’이라고 부르는 봉급과 수당뿐 아니라 퇴직할 때 받는 퇴직금도 급여에 포함돼요. 퇴직급여는 회사가 ‘퇴직하는 사람에게 주는 급여’인 거죠.


전 세계적으로 퇴직급여 제도가 만들어진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어요. 대략 19세기부터 20세기에 걸쳐 생겨났습니다. 그전까지는 기대수명도 낮았고, ‘은퇴 후 노후’라는 개념 없이 평생 일하는 게 일반적이었으므로, 일을 그만둔 뒤의 생계유지를 위한 돈을 보장해 줄 필요성도 적었거든요.


퇴직급여는 유럽에서 처음 생겨나  우리나라에는 1953년 ‘근로기준법’ 제정되며 지급되기 시작했습니다. 퇴직할 때 한 번에, 일시금으로 지급하는 형식이었죠.


하지만 처음부터 모든 회사에 의무적으로 시행된 것은 아니에요. 1961년이 되어 30인 이상의 사업장이라면 1년 근무한 근로자에게 1년마다 30일 이상의 평균 임금을 퇴직금으로 지급하라는 강제 제도로 발전했고, 1975년에는 16인 이상, 1987년에는 10인 이상, 1989년에는 5인 이상의 사업장으로 의무 적용되면서 서서히 우리나라 모든 기업에 퇴직금 제도가 정착하게 됐어요.


한 번에 써버리면 문제가 돼요


그런데 이 초창기 퇴직급여 제도에는 크게 두 가지 문제가 있었어요. 


첫 번째 문제는 대부분의 퇴직급여가 원래의 취지인 ‘퇴직자의 노후 보장’이라는 목표에 맞게 사용되지 않았다는 거예요.


당시에는 퇴직금 중간정산제도라는 게 있었습니다. 과거에는 한 직장에서 오랜 기간 일하는 경우가 훨씬 많았잖아요. 근로자 입장에서는 재직 중에 내 집 마련 등으로 목돈이 필요한 시기가 오기 마련이었고, 기업 입장에서는 장기 근속한 근로자가 퇴사할 때 목돈을 한꺼번에 지출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어요. 


정부는 근로자와 기업, 양쪽의 수요와 입장을 감안해 퇴사 전에도 퇴직금을 중간에 정산해 받아 갈 수 있는 제도를 만들었어요. 취지는 나쁘지 않았지만, 많은 근로자가 이 제도를 이용해 퇴직금을 미리 받아 써버리는 바람에 퇴직금이 노후 대비를 위해 사용되지 못하는 부작용도 있었습니다.


중간정산을 하지 않는 경우에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어요. 어쨌거나 일시금으로 지급되니 잘 저축해 두었다가 노후 자금으로 사용하지 않고, 투자나 창업 등의 목적으로 한 번에 지출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이런 식으로 퇴직금이 개인의 노후 대비에 보탬이 되지 못하면, 정부 입장에서는 미래의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었죠.


아예 못 받는 경우도 있어요 


두 번째는 회사가 망했을 때 퇴직금을 주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곤 했다는 거예요.


1997년, 우리나라에 외환위기가 찾아오고 많은 기업이 이 당시에 부도를 맞았죠. 이때 회사가 망하면서 오랜 기간 근무한 직장에서 명예퇴직을 당하면서도 퇴직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아주 많았습니다.


회사가 근로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퇴직금을 따로 관리하지 않은 거예요. 그렇게 되면 경영 상황이 좋지 않을 때 퇴사하는 사람에게 줄 돈이 없는 상황이 생길 수밖에 없죠. 같은 문제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기업이 퇴직금 지급을 위한 돈을 따로 보관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했습니다.


퇴직급여를 보완하기 위해 탄생한 퇴직연금


퇴직연금은 근로자가 퇴직급여를 한 번에 다 써버리는 것을 방지하는 동시에, 기업 또한 퇴직급여를 적립식으로 관리하도록 해 근로자의 퇴직급여 수급권을 보장하기 위해 탄생했어요. 2005년,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이 제정되면서부터였습니다.


기업이 퇴직급여를 위한 재원(자금)을 금융사에 맡겨서, 이를 기업 또는 근로자의 지시에 따라 운용하다가 근로자가 퇴직할 때 일시금 또는 연금으로 지급하는 것이 퇴직연금의 핵심이에요.


퇴직연금의 의미와 역할에 대해 보다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며, 다음 연재에서는 퇴직연금의 두 가지 종류와 IRP(개인형퇴직연금)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드릴게요.

 

💌 <연금술사>는 매주 목요일 머니레터에 연재됩니다. (<머니로그>는 개편을 위해 잠시 쉬어가고 있어요. <연금술사> 연재를 마치는 대로 돌아올 예정이니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공유하기

관련 글

찾으시는 글이 없습니다. 다른 키워드로 다시 검색해 보세요.

경제 공부, 선택 아닌 필수

막막한 경제 공부, 머니레터로 시작하세요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뉴스레터 발송을 위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합니다. 수집된 정보는 발송 외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으며,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구독을 해지할 경우 즉시 파기됩니다.

광고성 정보 수신

제휴 콘텐츠, 프로모션, 이벤트 정보 등의 광고성 정보를 수신합니다.

잘 살기 위한 잘 쓰는 법

매주 수요일 잘쓸레터에서 만나요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뉴스레터 발송을 위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합니다. 수집된 정보는 발송 외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으며,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구독을 해지할 경우 즉시 파기됩니다.

광고성 정보 수신

제휴 콘텐츠, 프로모션, 이벤트 정보 등의 광고성 정보를 수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