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보다 수입이 좀 더 커져도 큰 문제는 아니에요
여기까지 따라온 독자분들은 ‘수출보다 수입이 많으면 무조건 손해인가’하는 물음에 충분히 답을 얻으셨을 것 같아요.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무역적자는 수출보다 수입을 많이 했다는 뜻입니다. 바꿔 말하면 외국에서 들여온 상품을 많이 소비하거나 기업들이 투자를 많이 한 것입니다.
소비와 투자는 국가 경제에서 매우 중요해요. 실제로 많은 선진국들은 국민들의 소득 수준이 높고, 소비 지출 규모도 커서 보통 수출보다 수입이 상당히 더 많습니다. 미국, 영국, 프랑스가 모두 이런 경우에 해당해요.
개인의 경제생활을 예로 들어볼게요. 우리는 돈을 벌고, 또 돈을 쓰면서 살아갑니다. 나중을 위해서 돈을 아껴 쓰고 모으기도 하지만 때로는 맛있는 식사를 하거나 여행을 다니면서 소비를 즐깁니다. 전반적으로 본인의 성향에 따라 저축을 우선순위에 둘 수도 있고, 소비 경험을 중점에 두고 돈을 쓸 수도 있죠. 어디까지나 선택의 문제예요.
또, 투자의 성격을 갖는 지출도 있습니다. 필요한 공부를 하거나 주택을 구매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지출과 주택담보대출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일시적으로 소득보다 지출이 조금 커졌다 해도 그것이 인생 전체에서 큰 문제는 아니듯 무역수지도 마찬가지예요.
하지만 지출이 소득보다 아주 크게 커진 데다, 그런 움직임이 계속해서 이어진다면 문제가 될 수 있겠죠. 앞서 말한 것처럼 ‘거래’를 집계하는 경상수지 수준에서 적자가 커지면 문제가 맞아요.
경상수지가 계속해서 적자를 기록하면 외환보유고가 감소하며 자국 화폐의 가치가 낮아집니다. ‘환율이 상승’한다고 줄여 말할 수 있어요. 이 과정에서 외환시장에 충격이 오거나 국가신용도가 하락할 수 있기 때문에, 과도한 경상수지 적자는 좋지 않아요.
과거 1997년부터 2001년까지는 한국이 외환위기를 경험하기도 했는데요. 이 외환위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이 시기 경제지표를 보면 실제로 1997년 말에 몇 달 사이에 환율이 800원에서 1,900원으로 크게 오르기도 했고, 이에 앞서 1994년부터 1997년까지는 경상수지 적자가 꽤 크게 발생하기도 했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