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문 쓰는 법부터 모임 운영 팁까지! 독서모임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 알려드려요


 📌필진 소개: 잘쓸레터 객원에디터 프로젝트 잘쓸레옹의 ‘소누’입니다. 저는 다독가이자 기록광이에요. 어렸을 때부터 어딜 가나 책을 가지고 다닐 정도로 책을 좋아했고, 현재는 5년째 독서모임을 운영 중인 독서모임 매니아입니다.

최근 SNS를 보면 독서모임 모집 공고를 쉽게 접할 수 있어요. ‘트레바리’, ‘아그레아블’, ‘넷플연가’, ‘대화상점’ 같이 전문가와 호스트가 모임을 주도하는 독서모임 플랫폼부터, 대형 출판사에서 독자들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이벤트성 북클럽, 작은 독립서점 주인장이 진행하는 아기자기한 소모임까지. 선택지가 정말 다양해졌죠.

그런데 막상 참여하려고 보면 고민이 앞서요. 유명한 독서모임은 어느 정도 가격 부담이 있거든요. 1회 참가 비용만 몇만 원씩 하기도 하니까요. 또, ‘혹시 나만 책을 제대로 안 읽고 온 건 아닐까?’ ‘다들 너무 똑똑해 보이는데 내가 끼어도 될까?’ 하는 걱정이 밀려와요. 결국 계속 고민만 하다가 독서모임 참여를 포기하는 경우도 다반사죠.

국제도서전에서 보고 마음에 쏙 들어 곧장 구매한 키링 © 소누


저는 사실 굉장히 내향적이고 남들 앞에서 말 잘 못하는 성격이라 과거엔 굳이 다른 사람들과 만나서 책 이야기를 해야 할 필요를 못 느꼈어요. 혼자 조용히 읽고 상상하는 게 더 편하고 즐거웠죠.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이 재미를 남들과도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게 지인들과 온라인으로 독서모임을 시작해서 벌써 5년째 이어가고 있어요. 여러 사람과 대화를 나눌수록 감상이 풍부해져서 책 한 권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도 늘어나고, 혼자 읽을 때보다 더 다양한 책을 읽을 수 있었답니다.


그렇게 몇 년 동안 다른 사람들에게 책을 소개하고 여러 주제에 관해 토론하다 보니, 예상치 못한 다른 변화들도 일어났어요. 처음 보는 사람과도 어색하지 않게 대화하는 능력이 크게 향상됐고, 글 쓰기도 훨씬 쉽고 재밌어졌거든요.


오늘은 독서모임을 시작해 보고 싶은 분들을 위해 독서모임을 직접 운영하는 방법부터 어떤 모임을 골라야 실패하지 않는지, 등 독서모임 100% 알차게 잘 써먹는 법을 준비했어요.

독서모임 선택 기준, 이것만 확인하세요

저는 독서모임을 찾기 위해 당근 앱 ‘동네생활’이나 소모임 앱을 가장 열심히 살펴봤어요. 작은 서점의 인스타그램 공지도 자주 들여다보는 편이에요. 저는 특히 소모임 앱을 애용하는데요. 집이나 회사에서 가까운 지역을 설정해 두고 검색하면 생각보다 근처에 많은 독서모임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독립서점의 모임은 책에 진심인 사람들과 편안한 분위기에서 대화할 수 있어서 추천해요. 제가 최근에 다녀온 관악구 엉금책방에서는 여러 운영진이 매번 다른 느낌의 모임을 열어서 색다른 재미가 있었어요.

출처: 소모임 앱 화면 캡처


참가 전에 꼭 확인해야 할 것들이 있어요. 먼저 책을 읽는 방식이에요. 만나서 같이 읽는 건지, 읽고 와서 만나는 건지에 따라 부담감이 완전히 달라지거든요. 참가비도 중요해요. 1회당 얼마인지, 월회비인지 미리 확인해 두세요. 완독 보증금이 있는 모임도 있어요. 책을 다 읽지 않고 오면 차감되는 방식이니 미리 알아두는 게 좋아요. 마지막으로 지난 모임 기록을 살펴보며 주로 어떤 장르를 읽는지도 체크해 보세요. 문학 위주인지, 인문사회 위주인지에 따라 모임의 분위기가 많이 다르거든요. 보통 독서모임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이뤄져요.


  • 모여서 각자 다른 책 읽기 or 각자 추천책 읽고 와서 소개하기
    카페에서 만나 정해진 시간(보통 1~2시간) 동안 각자 책을 읽고 감상을 나누는 방식이에요. 따로 책 읽을 시간을 내기 어려운 분이나, 다양한 책을 추천받고 나와 다른 독서 취향을 가진 사람과 교류하고 싶은 분에게 추천하는 모임이에요. 다만 자기소개와 책 소개 중심이다 보니, 깊은 토론을 나누기보다는 친목을 쌓는 데에 시간이 주로 사용되는 경우도 많아요.


  • 목적이 있는 스터디형 독서모임
    자기계발서 읽고 경제적 자유 얻기, SF 소설 읽고 우주 이야기 하기, 철학책 읽고 토론하기처럼 특정 분야에 집중하는 모임이에요. 관심 분야가 같은 사람끼리 모이니 깊이 있는 정보 교류가 가능해요. 다만 스터디 같은 분위기라 부담스러울 수 있고, 모임 전에 자료조사나 관련 책을 더 읽어가야 하는 등 사전 준비를 많이 해야 해서 충분한 시간을 할애할 준비가 되어 있는 분에게 추천해요.


  • 지정 도서를 읽고 와서 이야기 나누기
    모든 참여자가 같은 책을 읽고 와서 토론하는 방식이에요. 같은 내용을 두고 여러 사람의 해석과 의견이 갈리는 대화를 즐기는 분들에게 추천해요. 그런 능력을 키우고 싶은 분들에게도요. 일례로 저는 한 독서모임에서 어떤 소설을 함께 읽고 “주인공의 선택에 공감하는가?”를 주제로 토론했는데, 의견이 정확히 반으로 나뉘어서 3시간 넘게 이야기한 적이 있어요.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려면 완독은 필수예요. 발제자나 진행자가 없으면 이야기가 산만해지거나 산으로 갈 수 있어서 모임의 성격이나 운영 방식을 잘 확인해 보는 게 좋아요.


📖 독서모임을 시작하기 전 & 마무리한 후 해야 할 것


각자 읽고 온 책을 소개하는 모임을 참여할 때는 사람들과 나눌 질문과 답변을 미리 정리하는 것이 좋아요. 아래의 질문을 참고해 보세요.


  •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 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이나 장면은?
  •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한 부분이 있다면?
  • 작가의 개성이나 장점이 드러난다고 생각하는 지점은?
  • 이 책을 읽으며 떠올린 다른 작품이나 이야기가 있다면?

출처: 독서모임에서 다뤘던 책들에 대한 노션 기록 캡처본


그리고 빠질 수 없는 건 발제예요. 특히 지정도서를 다 같이 읽고 만나는 모임에 참여한다면 발제 준비가 필수예요. 모여서 단순히 그냥 재미있었다, 재미없었다로 감상을 이야기하고 끝나면 토론이 이어지지 않거든요. 그래서 발제할 책을 고를 때는 아래의 예시처럼 생각해볼 거리가 많은 책을 선택하는 것이 좋아요. 제가 실제로 독서모임에서 다뤘던 책들이에요.


  • 『선택받지 못한 개의 일생』: 개농장과 펫샵의 실태를 다룬 책으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의 의미에 대해 토론
  • 『도둑맞은 집중력』: 현대인의 집중력 문제를 다룬 책으로, SNS와 스마트폰 사용에 대해 이야기
  •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생물 분류학의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책으로, 과학적 사실과 믿음에 대해 논의
  • 『짱깨주의의 탄생』: 언론과 정치에서 다루는 중국을 다시 생각해 보기
  • 『왜 우리는 매일 거대도시로 향하는가』: 대중교통, 수도권 위주의 교통 인프라, 기후동행카드, 노인 무임승차 복지 등에 대해 이야기

『도둑맞은 집중력』발제문 예시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발제문 예시

이런 식으로 새로운 인사이트를 주고, 일상과 연결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내용들을 추천해요. 발제문은 노션으로 공유하면 편해요. 복잡한 양식이나 디자인 없이도 깔끔하게 공유할 수 있고, 같이 문서를 작성하거나 반응을 남길 수 있어 유용했습니다. 


독서모임이 끝나고 나서 개인 감상문을 따로 남겨두길 추천해요. 여러 명이 이야기하다 보면 무슨 얘기가 나왔는지 까먹기 쉽거든요. 집에 가서 한 번 더 생각을 정리하고 내 언어로 표현하면 훨씬 더 오래 기억에 남거든요. 간단하게는 포스트잇에 감상을 적어 책에 붙여두거나 노트에 적는 것도 좋고, 기록에 익숙하다면 블로그나 북스타그램으로 정리해 보세요. 누군가에게 보여준다는 생각이 들면 더 정제해서 쓰게 되거든요. 블로그 독서 리뷰는 이렇게 써보세요.


  • 책 기본 정보: 제목, 작가, 출판사, 쪽수 (블로그 글감 불러오기 기능 활용하면 편해요)
  • 읽게 된 계기: 독서모임에서 선정됐다, 누군가 추천해줬다, 서점에서 우연히 발견했다 등
  • 전체적인 감상과 별점: 한두 문장으로 요약한 소감 + 5점 만점 평점
  • 가장 인상적이었던 구절: 직접 인용 후 왜 이 부분이 기억에 남는지 구체적인 이유, 내 경험이나 생각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 독서모임에서 나온 이야기들: 다른 사람들의 흥미로운 해석, 토론 중 인상적이었던 의견 대립, 모임 덕분에 새롭게 알게 된 점
  • 아쉬웠던 점이나 비판적 의견: “이 부분은 좀 억지스러웠다”, “결말이 아쉬웠다” 등 솔직한 의견
  • 추천 독자와 연관 도서: 어떤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지, 함께 읽으면 좋을 책이나 다음에 읽고 싶은 책, 다른 참여자들이 언급한 비슷한 책들

📖 온라인으로 내가 직접 독서모임을 운영해 본다면?

독서모임은 직접 만나서 대면으로 진행할 수도 있지만, 온라인 줌 미팅이나 구글미트 등 화상 회의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에서 진행할 수도 있어요. 실제로 저는 코로나19 때 시작해서 지금까지 5년째 온라인 독서모임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모임을 진행하면 할수록 장점이 느껴졌어요. 먼저, 집에서 편안하게 참여할 수 있어서 여러모로 부담도 적고, 화면 공유로 발제문을 보면서 이야기할 수 있어서 집중도도 높았어요. 무엇보다 거리 제약 없이 다양한 지역의 사람들과 만날 수 있어서 좋았죠.

오프라인 독서모임 현장 © 소누

 
돌아가면서 발제하다 보니 매번 주제가 달라서 지루할 틈이 없었어요. 지인의 지인들이 모이다 보니 직업도 전공도 다양해서 평소 접하지 못했던 분야의 책들을 많이 읽게 됐고요. 회계사가 추천하는 경제서적, 디자이너가 소개하는 예술 에세이, 교사가 골라 온 교육 관련 도서처럼요!
 

혹시 곧장 독서모임을 시작하는 것이 부담된다면, 먼저 친한 친구와 책을 바꿔 읽는 것부터 한번 도전해 보세요. 책을 교환하면 읽을 때 인덱스와 포스트잇으로 기록하면 상대방에게 나의 감상을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답니다.

 
같은 책을 읽고도 완전히 다른 감상을 가질 수 있고, 그게 바로 독서모임의 매력이에요. 내가 놓쳤던 부분을 다른 사람이 짚어주기도 하고, 내 해석이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관점이 되기도 해요. 혼자 읽는 즐거움도 크지만, 함께 나누는 기쁨도 만만치 않게 크답니다!
 
어느덧 독서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어요. 올 가을엔 풍성한 독서와 함께 사색과 토론의 시간을 가져 보고 싶다면, 오늘 잘쓸레터를 다 읽고 난 뒤 나에게 맞는 독서모임을 찾아 가입해 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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