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올해 안으로 미국의 개인투자자와 기업들이 중국의 첨단 산업에 투자하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정책을 시행하려고 해요. 해당 정책의 핵심 내용은 미국인이 50% 이상 지분을 가졌거나 미국인이 경영·투자하는 기업이라면 중국의 첨단 산업(반도체·인공지능·양자컴퓨터 등)에 투자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에요. 문제는 이 기준이 전반적으로 너무 애매모호해서 우리나라 기업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인데요. 대한상공회의소는 이 정책에 대해 우리나라 정부와 산업계 입장을 모아 미국 재무부에 의견서를 제출(현지 시각 4일)한 것으로 지난 15일 밝혀졌어요.
대중 투자 견제가 너무 광범위해요
우선 ‘미국인이 경영·투자하는 기업’이라는 규정이 지나치게 넓다는 지적이 나와요. 이대로라면 미국에 현지 법인을 두고 있거나 미국 기업과 펀드의 투자를 받은 우리나라 기업은 모두 중국에 투자할 수 없어, 사실상 중국과 인연을 끊으라는 무언의 압박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요. 또 정책의 세부 규칙에 따르면 중국 기업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제3국 법인도 미국 자본의 투자를 받을 수 없어요. 첨단 산업 분야에서는 우리나라 기업은 미국에 법인을 두거나 미국 자본의 투자를 받는 동시에 중국과 기술협력을 하는 경우도 있어, 이대로라면 우리나라 기업들의 첨단 산업 글로벌 공급망에 문제가 생겨요.
정인 한줄평
미국 기업들도 이 정책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어요. 이런 상황이 장기화되면 결국 국가 차원에서도 부작용이 생겨요. 미국의 중국 투자가 2018년부터 감소하는 사이 유럽의 중국 관련 투자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어요. 유럽이나 제3국이 중국과 끈끈해지는 만큼, 미국은 미중 갈등에 있어서 친미 성향 동맹국들의 적극적 지지를 잃을 가능성이 커지겠죠. 최근 이탈리아가 중국과 친해지는 것처럼 말이에요. 미국 정부도 부작용 가능성을 모르지는 않아요. 그럼에도 중국을 견제하는 것이 국가적 우선순위라는 뜻인데, 그렇다면 반드시 견제에 성공해야 ‘잃기만 하는 게임’을 하지 않을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