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트럼프 정부 2기에 대응하는 투자 전략을 잇달아 내놓고 있어요. 그중 가장 흥미로운 투자 대상 섹터 중 하나가 바로 전력망 인프라예요. 미국의 전력망은 전반적으로 1950년대에 구축되어 현재 상당히 낡았어요. 바이든 정부가 2021년 발표한 2조2500억 달러 규모 인프라 투자계획에도 전력망은 꽤 중요한 투자 대상으로 들어가 있었어요. 트럼프는 1기 때에도 전력 인프라 교체를 주장한 바 있고요. AI가 점점 더 보편적인 서비스가 될수록 대규모 전력이 필요해요. 각종 IT서비스에 필수적인 데이터센터도 전력을 굉장히 많이 사용해요. 전력을 전송하는 전력망도 함께 교체·증설되어야 해요.
미국의 인프라는 민간투자로 건설되곤 해요
우리나라 기업들도 미국 전력망 구축에 투자하고 있어요. 특히 전력망에 필수적인 초고압 변압기를 공급하는 HD현대일렉트릭과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은 어려운 시기에도 과감한 선제 투자에 들어갔어요. 변압기는 전력 전송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핵심 장비예요. 인프라의 공공성을 중요하게 생각해, 민간 투자 유치가 비교적 제한되는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에서는 도로나 항만, 통신 타워 등도 민간기업이 구축과 운영을 도맡는 경우가 많아요. 사업으로서 충분한 이익 창출이 필수적이죠. 그렇기 때문에 미국의 인프라 구축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은 장기 계약을 기반으로 한 안정성과 경기 방어적 성격을 모두 갖출 수 있어요. 아무리 경기가 어려워도 인프라 사용량은 크게 줄어들지 않거든요.
정인 한마디
🚅 미국 주식을 공부할 때 ‘인프라’와 더불어 알아두면 좋은 개념이 바로 ‘유틸리티’예요. 전기나 가스, 수도 같은 필수 서비스를 뜻해요. 우리나라에서 ‘유틸리티’는 주로 정부나 공기업이 때로는 적자를 보더라도 책임지고 국민에게 충분한 양을 공급하게 되어 있는 데 반해, 미국에서는 이를 담당하는 민간기업의 수익을 보장하도록 되어 있어요. 물론 어느 정도의 규제를 적용받기도 하지만요. 2021년 텍사스의 대규모 정전 사태는 미국 전력망 구조의 단점을 잘 보여주는 사건이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