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싸이버거의 무대와 2부 가수 김다현 무대 ⓒ어피티
무대는 가수 싸이의 무대를 따라 하는 행사 전문 가수 ‘싸이버거’의 1부 무대와 김다현 가수의 2부 무대가 준비되어 있었는데요. 싸이버거 같은 경우는 유명한 가수는 아니지만 행사에 자주 초대되는 이유가 분명해 보였어요. 분위기를 띄우는 데 선수였기 때문이죠. 어머니는 어느새 무아지경으로 양손과 온몸을 흔들며 싸이버거의 춤사위와 노련한 행사 진행 솜씨에 빠져들어 있었고, 처음에는 덤덤히 의자에 앉아있던 주변의 많은 어르신들 역시 동화되어 자리에서 일어나 리듬에 몸을 맡기기 시작했어요.
2부 김다현 가수의 무대에는 수많은 팬클럽 회원들이 풍선과 현수막을 흔들며 소리를 지르고 있었는데, 고영 PD보다 이미 지역 축제 방문 경험이 더 풍부한 어머니의 말씀에 따르면, 이찬원이 방문하는 행사장은 팬클럽 대절 버스가 20대 가까이 들어설 정도로 팬들이 몰려온다며 지역 축제에 트로트 가수는 빠질 수 없는 감초라고 하시더라고요. 팬클럽 특유의 밝은 에너지와 열정이 다소 연령대가 높은 지역 축제 행사장에 큰 활기를 불어넣어 주고 무대를 온갖 응원 도구로 알아서 꾸며주니 더더욱 그런 듯 보였어요.
사실 초대 가수들의 멘트는 둘 다 똑같았는데, “원래부터 시래기와 사과를 참 좋아했고 평소에도 잘 먹는 음식이라 이번 행사가 성공적으로 잘 이뤄지기를 응원한다.”라는 약간 기계적인 대사를 했어요. 그래도 무대가 너무 재미있어서 지역 축제의 꽃은 역시 이런 초대 가수의 무대가 아닐까 싶었답니다!
가수들의 무대와 흥겨워하는 참가자들의 모습을 보니 마치 어르신들의 락페를 구경한 기분이 들었어요. 마을 축제처럼 동네 주민들이 와서 즐기는 모습과 팬클럽이 하나가 되어 즐기는 모습을 보니 저도 흥겨웠죠.
하지만 김밥 축제에 자두가 와서 대표곡 ‘김밥’을 부른 것처럼, 지역과 연관이 있는 어떤 초대 가수의 무대를 고민해 보는 것도 지역 축제만의 개성을 더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됐어요.
물론 지역 내 통기타 동아리나 오카리나 동아리의 축하 무대가 있고, 축제 관람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노래자랑 대회도 있었어요. 하지만 다른 지역의 먹거리 축제에서는 조금 더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가 가미된 먹방쇼라던가 라이브 쿠킹쇼 같은 것들이 진행되었고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관심 갖고 봤던 기억이 있었거든요. 전체적으로 행사의 구성이나 진행 요원들의 진행 능력 등에 대해서는 만족했고 즐겁게 참여했지만, 조금 더 특별한 무언가가 있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답니다.
💡 세대별 반응은?
- Z세대 동생: “행사장 규모가 크고 볼거리도 많아서 생각보다 재미있었지만 너무 먼 것이 단점.”이라며 장거리 운전에 대한 불만 표해. “트로트 가수 김다현 팬들의 열성 어린 응원을 보니 지역 행사에 트로트 가수를 꼭 초대하는 이유를 이제는 알 것만 같아.”라며 팬들의 열정에 감탄해.
- 586세대 엄마: “좋아하는 감홍 사과를 싸게 구매할 수 있어서 행복했지만 막상 집에 가서 오늘 구매한 시래기를 다듬을 생각을 하니 한숨만 나와.”라고 말한 한편, “행사 전문 가수 싸이버거의 무대만 봐도 이렇게 흥이 나는데 진짜 싸이의 흠뻑쇼를 가면 얼마나 즐거울지 생각만 해도 즐거워.”라며 흥분한 기색. “우리 딸들이 내년 흠뻑쇼 티켓을 꼭 구해주기를 바랄 뿐.”이라며 은근한 기대감을 내비침.
구수한 시래기 국물처럼 진하고 따뜻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곳, 양구. 지역 특산물 축제의 진짜 매력을 느끼고 올 수 있었던 것 같아 사실 아쉬움보다는 만족도가 훨씬 높았어요. 고영 PD는 물론이고 동생과 어머니 모두 좋은 가을 날씨, 멋진 자연 풍경, 지역 어르신들의 손맛, 그리고 도시에서 좀처럼 접하기 쉽지 않은 농산물 직판장의 활기 넘치는 모습에 감탄하고 무척 즐거웠답니다. 지자체에서 얼마나 열심히 준비했을지가 느껴졌어요. 독자님들도 아주 유명하지 않은 지역 축제라도 기회가 된다면 지자체에서 열리는 특산물 축제에 한 번 방문해보세요. 생각보다 훨씬 더 재미있을지도 모른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