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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돈을 위해 포기한 것들

글, 김얀

Photo by twenty20photos on envato

월급 200만 원대인 직장인이 대부호가 되는 방법을 묻는다면, 일단 “어떤 부분에서는 빨리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한다”라고 답변을 드립니다.

평범한 사람이 대부호의 꿈을 꾼다면 반드시 포기해야 하는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지요. 저 역시 매달 세후 220만 원을 받는 직장인이고, 돈 공부를 시작한 지 불과 2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나름 빨리 성장할 수 있었던 건 바로 “빨리 포기하는 법”을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저는 생애 첫 집으로
서울 아파트를 포기했습니다.   

누구나 원하는 서울의 아파트. 하지만 제 기준에서는 불가능한 꿈이었습니다. 물론 생애 첫 내 집 마련에 대해서는 청약, 대출 등 정부 지원도 많고, 대출을 잘 받아 “똑똑한 집 한 채”를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는 말도 있습니다. 

하지만 돈 공부를 시작하던 38살, 전 재산이라고는 전세 보증금에 깔린 약 3천만 원이 전부였던 비혼 여성에게 서울 아파트 청약이란 불가능한 꿈에 가까웠습니다. 꿈이 길어지면 악몽이 된다는 말처럼, 서울 아파트를 목표로 남은 인생을 다 던지느니 차라리 빨리 포기하고 다른 길을 찾는 방법이 낫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대출을 이용해서 1억 원대 초반의 경기도 부천의 빌라를 생애 첫 주택으로 사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6개월 동안 발품 팔아 동네에 나온 빌라 매물을 다 둘러보면서, 시세보다 싸게 나온 ‘급매물’ 개념도 알게 됐죠. 

집을 사기 위해 은행에서 대출 상담을 받는 동안 낮은 연 소득에 좌절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다시 직장을 구해 월급을 받기 시작하면서, 작지만 꾸준히 들어오는 소득의 중요성을 느끼기도 했죠. 이렇게 난생처음 부동산 계약을 하면서 체험한 ‘살아있는 돈 공부’는 정말 좋은 경험이 되었습니다.  

빌라는 입주를 시작할 때부터 셰어하우스로 만들었습니다. 지금도 3명의 하우스 메이트와 함께 지내고 있어요. 덕분에 월 90만 원이라는 부수입이 이 집에서 나오고, 시세보다 훨씬 싸게 산 덕분에 이미 시세차익이 생겨서 이 작은 빌라는 저에게는 이미 ‘똑똑한 한 채’입니다.

내 집은 있지만,
내 방을 가지는 것을 포기했습니다. 

집을 사자마자 바로 셰어하우스로 운영할 수 있었던 데는, 이전에 살던 전셋집에서 에어비앤비 호스트 경험을 했던 게 큰 도움이 됐습니다. 

당시 집주인인 친구의 권유로 우연히 에어비앤비를 시작했습니다. 큰 욕심 없이 방 하나에 1만 원이라는 가격으로 호스팅을 시작했는데, 저렴한 가격 덕분에 예약이 비는 날이 없었어요. 

나중에는 장기로 머물겠다는 사람들까지 생겨나서 결국에는 제가 쓰던 방까지 내주어야 했습니다. 저는 거실 한편에 파티션을 치고 지낼 수밖에 없었어요. 결국 이때의 경험 덕분에 ‘평생 떠돌이처럼 살겠다’라고 생각하던 제가 털컥 집을 사야겠다는 결심까지 하게 된 것이지요. 

제가 산 집에도 여전히 제 방은 없습니다. 3명의 하우스 메이트가 각각 3개의 방을 쓰고 집주인인 저는 여전히 거실 한 부분을 씁니다. 

‘아무리 돈이 좋아도 그렇지 방도 없이 너무 심한 거 아니냐’라고 하시는 분도 계실 텐데요. 오히려 제 공간이 없으니 더욱 열심히 돈을 모아야겠다는 의지가 생겨, 빌라를 산 지 1년도 되지 않아 집 근처의 급매 오피스텔을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첫 주택을 사면서 쌓은 노하우도 있었고, 가깝게 지내는 부동산에서 정보를 얻어 좋은 매물을 시세보다 훨씬 싸게 구하게 된 것이죠(물론 이번에도 가장 큰 도움을 받은 곳은 역시 은행입니다). 

이 오피스텔은 주로 제가 작업실로 쓰고 있습니다. 때로는 공간 임대업을 등록해놓고, 작업실 공간 셰어로 수익을 내기도 하고요.

그 외에도 제가 포기했던 것들은 아주 많았습니다. 회사 점심시간에 직원들끼리 사 먹는 커피와 주말 친구들과의 술 약속을 포기했고, 새 옷은 사지 않고 단벌로 다니기, 먹고 싶은 것도 꾹 참고 김밥과 컵라면으로 대신하기, 일주일에 한 번은 무지출데이 만들기 등 돈 공부를 시작할 때부터 많은 것들과 작별해왔어요.

이렇게 아등바등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런다고 진짜 부자가 될 수 있긴 할까? 

불안해지거나 현타가 올 때도 있었지만, 딱 6개월을 견디면서 많은 부분에서 달라진 것들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정말로 돈을 써야 할 곳과 쓰지 않아도 될 곳에 대한 기준이 몸에 배게 되고, 이런 나의 변화를 응원해주며 기다려주는 사람들과 멀어지는 사람들이 생기면서 인간관계도 자연스럽게 정리가 됩니다. 

그리고 어떤 부분에서 빠르게 포기할 수 있지만, 정말로 포기할 수 없는 부분들은 또 어떤 것들이 있는지도 선명하게 알 수 있게 됩니다. 달라진 건 통장 잔고만이 아니었습니다. 이렇게 스스로에 대해 깊이 알아가며 변화해 나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되는 것 역시 돈 공부의 유익함이라 생각해요.

뭐든 쉽게 얻어지는 것은 없습니다. 너무나 뻔한 말이지만 진리는 언제나 단순한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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