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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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피티 믿고 회계하세요 🙏
- 루이14세와 벤자민 프랭클린의 회계 최애템은?
- 회계는 이것을 만들어야 시작된다
- 거래의 이중성을 까발리다?
- 복식부기는 마치 코딩과 같아
- 돈으로 테트리스 하기
- 지역상품권 가계부에 어떻게 써?
the 독자: 빠르게 오르고 빠르게 내리는 것은?
어피티: 롤러코스터요?
the 독자: 제 주식입니다. 그래서 궁금해요. 주식 가격이 매일 변하면 가계부에 적은 주식 계정의 숫자도 매일 업데이트해야 하나요?
어피티: 아주 좋은 질문이에요!
주식이나 ETF 같은 금융자산에 투자할 때는 어떻게 적어야 할까요. 언뜻 생각하면 헷갈릴 만 합니다.
예를 들어, 테슬라의 경우 2022년 11월부터 2023년 2월 초까지 3개월간 주가가 한 주에 200달러 근처까지 갔다가 1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가 다시 200달러를 넘는 급등락을 반복했단 말이지요.
주식 가격이 오르고 내릴 때마다 가계부에 내 자산 현황을 업데이트하려면 꽤 복잡해집니다. 주가를 실시간 연동한 API를 끌어오는 등, 코딩이 필요하고요. 하지만 가계부는 이렇게 적지 않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회계는 이렇게 기록하지 않아요.
the 독자: 그럼 회계는 어떻게 기록하나요?
어피티: 일단, 돈이 오갈 때를 기준으로 기록한다고 알아두면 좋습니다.
Tip. 회계에는 돈이 오갈 때를 기준으로 기록하는 현금주의와 거래 발생을 기준으로 기록하는 발생주의가 있어요. 회계는 현금주의에서 발생주의로 발전해왔습니다. 현금주의를 먼저 배우고, 발생주의로 생각을 발전시켜나가면 덜 헷갈릴 거예요.
주식을 사면 주식값이 빠져나간다
주식을 살 때는 회계 처리가 가능한 거래가 생깁니다. 통장에서 주식값이 빠져나가잖아요? 그리고 주식계좌에는 주식이 들어오죠.
빠져나간 현금도 들어온 주식도 둘 다 금융자산이고 금융상품입니다. 자산의 증가는 T계정의 왼쪽에, 자산의 감소는 오른쪽에 넣어요.
복습 겸, 거래의 8요소를 보고 지나갈게요.
주식이 들어온 건 왼쪽에, 현금이 나간 건 T계정의 오른쪽에서 적어줍니다. 그렇다면 분개는 이렇게 돼요.
주식이나 채권, ETF를 사면 실제 회계 교과서에서는 계정 이름을 ‘매도가능증권’으로 적으라고 해요. 그런데 개인의 장부 작성에서는 그렇게 묶어버리면 세세하게 보기 힘들어요. 내가 구매한 개별 주식 이름으로 적기를 권해드립니다.
주식을 수백 종류씩 사는 개인 투자자는 많지 않기 때문에 스프레드시트에 필터를 걸어 종목별로 확인하면 편리합니다.
회계상 거래는 돈이 오갔을 때!
the 독자: 매일매일 주식 가격이 변하는데 그건 어떻게 적나요?
어피티: 안 적습니다!
the 독자: 왜요?!
어피티: 시장에서 주식 가격이 어떻게 변하든 팔기 전까지는 벌어도 번 게 아니고, 잃어도 잃은 게 아니잖아요? 실제 내 통장에 돈이 들어오거나, 통장에서 돈이 나간 게 아니니까요.
the 독자: 그건 그렇죠…
어피티: 실제로 돈이 오간 게 아니라면 그건 회계상 거래가 아닙니다! 가계부에 쓸 수 없어요.
주식을 팔 때 분개는?
주식을 팔아서 이익이나 손실을 봤을 경우의 분개는 아래와 같습니다.
the 독자: 그런데 실제로 돈이 오가지 않았는데 계약이 체결되면 어떡해요?
어피티: 안 써요.
the 독자: 법적 계약인데도요?
어피티: 안 씁니다. 반드시 돈이 오가서, 자본·수익·자산·부채·비용 같은 실제 회계 요소에 금액 변동을 가지고 와야 회계 거래라고 볼 수 있어요.
the 독자: 정말 충실하게 돈만 바라보네요…
평가이익과 평가손실은 있어요
‘평가이익’과 ‘평가손실’이라는 용어가 있어요. 아직 사거나 팔아서 실제 이익이나 손실을 본 것은 아니지만, 장부상으로 평가를 해봤더니 이대로 거래를 하면 이익이 나거나 손실이 나는 상태라는 뜻이에요.
기업의 경우, 정기적으로 평가이익과 평가손실을 장부에 반영해요. 그렇지만, 오늘 우리가 복식부기를 배울 때는 ‘거래가 발생할 때’만을 기준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투자 초보들은 평가이익이 커지면 신나서 소비 씀씀이를 늘리는 경향이 있다고 해요. 또, 평가손실이 커지면 놀라서 얼른 팔아버리고 손해를 작게 만들려고 하는 감정적 행동도 자주 저지른다고 합니다.
그럴 때 회계상 거래가 아니라는 생각을 떠올릴 수 있다면, 장부상 숫자 변화에 조금은 덜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을 거예요.
필진의 코멘트
- 정인: ETF 등 다른 금융상품도 같은 맥락으로 가계부에 기입하시면 된답니다. 물론 더 좋은 방법도 있을 수 있어요. 회계는 응용하기 나름이니까요. 다음 화에서는 마지막으로 요약·정리를 하면서, 거래의 8요소를 다시 한 번 들여다보겠습니다. 회계 시리즈를 복습할 때는 마지막 화를 먼저 읽고 앞으로 돌아와서 쭉 읽어 내려가셔도 느낌이 새로울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