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교통사고 경상환자(단순 염좌나 타박상 환자) 일부가 몇 달씩 필요 이상으로 치료를 이어가는 일이 관행처럼 굳어져 왔어요. 이런 관행은 자동차보험료를 끌어올리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어요. 실제로 교통사고 경상환자는 2019년 155만 명에서 2024년 149만 명으로 줄었는데, 이들에게 들어간 치료비는 같은 기간 1조 원에서 1조 4100억 원으로 오히려 늘었어요. 그래서 정부는 9월 10일 이후 난 사고부터, 경상환자가 8주를 넘겨 치료받으려면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의 심사를 받도록 제도를 바꿨어요. 이른바 ‘8주룰’이에요. 일부 대형 보험사는 8주룰 시행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약 3%p 낮아졌다고 추정해요.
실제 효과는 더 지켜봐야 해요
손해율은 보험사가 받은 보험료 가운데 보험금으로 내준 돈의 비율이에요. 이 비율이 너무 높으면 보험사는 보험료를 올릴 가능성이 커지고, 그 부담은 가입자 전체에게 돌아가요. 정부와 업계가 제도를 손봐 손해율을 낮추려는 이유예요. 자동차보험은 운영비까지 따지면 손해율 80%대 초반이 손익분기점인데, 지난해에는 87.5%까지 올라 7080억 원 적자를 냈어요. 아직 시행한 지 8주도 지나지 않았는데 보험사들이 효과를 이야기하는 근거는 경상환자의 입원 기간이 짧아졌다는 거예요.
업계에서는 환자의 퇴원 여부를 확인하던 직원을 다른 업무에 배치할 여유가 생겼다고 해요. 이런 변화에는 사고 직후부터 이뤄지는 제도 안내가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어요. 보험사는 환자에게 8주를 넘겨 치료받으려면 진단서와 진료기록 등을 제출해 치료 필요성을 심사받아야 한다고 알려줘요. 환자와 병원이 이 조건을 미리 알고 치료를 더 이어가야 할지 신중하게 판단했을 수 있다는 거예요. 다만 입원 기간 단축이 실제로 8주룰 덕분인지, 손해율을 얼마나 낮췄는지는 아직 공식 통계로 확인되지 않았어요.
모과 한마디
🏥 2023년에도 경상환자가 4주를 넘겨 치료받으려면 진단서를 내도록 했어요. 시행 첫해에는 치료비 증가세가 둔화됐지만, 이듬해 다시 늘었어요. 추가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서를 계속 제출하면 치료 기간을 연장할 수 있었는데, 보험연구원은 이런 진단서 발급 남용을 제도 효과가 약해진 원인 중 하나로 꼽았어요. 환자는 어떤 치료가 얼마나 필요한지 의료진의 판단에 의존하기 쉬워요. 의료기관이 이런 정보 차이를 이용해 수입을 늘리려고 불필요한 진료를 권하는 현상은 ‘공급자 유인 수요’에 해당할 수 있어요. 그래서 환자의 장기치료 필요성을 심사하는 것과 함께, 진료비 산정 기준과 의료기관의 진료 관행도 살펴볼 필요가 있어요. 필요한 치료는 충분히 보장하면서 불필요한 진료를 줄일 수 있도록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