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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금융회사 이해하기

여러분, 금융 잘 아시나요?
갑자기 무슨 얘기인가 싶으시죠. 그간 어피티는 머니레터를 통해 금융경제 소식, 재테크 팁을 전해왔는데요. 내 돈과 관련된 정보를 쉽고 빠르게 받아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스로의 눈으로 현상을 해석하고 응용할 줄 알아야 내 돈을 지키고 불리는 ‘진짜 힘’이 생깁니다. 

돈 문제 앞에서 ‘진짜 힘’을 얻기 위해 필요한 게 바로 금융 개념입니다. 금융, 사전적 의미로는 자금을 융통하는 것을 뜻합니다. 돈이 가치를 만들어내면서 잘 움직일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는 룰이에요. 돈을 중심으로 한 모든 경제뉴스와 내 돈을 잘 벌고, 쓰고, 모으고, 불리는 재테크 방법의 중심에 금융이 있습니다.

이렇게 너무나도 중요한 개념이지만, 지금껏 금융이라는 룰에 대해 공부할 만한 기회는 별로 없으셨을 거예요. 어디서도 잘 알려주지 않았으니까요. 많은 사람들이 ‘돈이 힘이다’라고 말하지만, 돈을 아는 것이 진짜 힘입니다. 금융 지식은 여러분들이 돈을 자신 있게 다룰 수 있도록 하는 코어 힘이 될 거예요. 

그래도 어려운 걸 어떻게 하냐고요? 걱정하지 마세요. 어피티가 하드캐리 하겠습니다. 오늘부터 5일간, 추석 특집 머니레터를 통해 기본적인 금융 개념을 알려드릴게요. 기초부터 시작합니다. 첫째 날의 주제는 금융회사의 종류입니다. 금융상품 뒤, 금융회사의 정체를 이해하고 나면 이후 내용이 좀 더 잘 이해될 거예요.

은행은 왜 ‘1’ 금융권일까? 🏦
은행은 1금융권, 저축은행은 2금융권, 사채는 3금융권(?)… 이처럼 ‘n금융권’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셨을 거예요. 금융회사를 지칭할 때 흔히 쓰이는 단어들이죠. 그런데 이 숫자들은 뭘 의미하는 걸까요? 성적표에서의 1등급이 2등급보다 좋은 것처럼, 1금융권은 2금융권보다 무조건 좋은 걸까요? 금융회사의 종류에 대해 살펴보면서, 한 번쯤 들어본 이 ‘n금융권’에 대한 맥락을 설명드리겠습니다.

금융회사는 금융을 업으로 하는 회사입니다. 좀 더 쉽게 풀어보면 돈이 시장에서 잘 움직일 수 있도록 중개하는 회사예요. ‘돈’과 ‘중개’가 핵심입니다. 돈을 빌려주거나, 돈을 맡아주거나, 돈으로 거래하는 과정을 쉽게 해주거나, 돈을 투자에 활용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돈을 중개합니다. 

그런데 말이죠. 지금은 ‘금융회사’ 하면 다양한 기업이 떠오르지만, 예전에는 종류가 많지 않았답니다. ‘은행’을 중심으로 형성돼있던 금융업계에 새로운 회사들이 등장하기 시작한 거거든요.

은행은 우리 같은 개인과 자영업자, 법인 같은 기업에게서 자금을 받아와서(예금), 자금이 필요한 곳에 빌려주는(대출) 회사입니다. 돈을 빌려 간 사람들에게 ‘받은 이자’, 돈을 맡긴 사람들에게 ‘주는 이자’의 차액만큼 마진을 남기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요. 전문용어로 ‘예대마진’이라고 합니다. 

은행업은 아무 회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돈을 맡아주고, 빌려주는 중요한 일을 하니까요. 은행이라는 회사가 자기 돈도 많이 갖고 있어야 하고, 은행의 지분을 어떤 기업이 많이 갖고 있어서도 안 돼요. 

‘은행’이라는 이름을 달고 사업을 하려면, 자격을 갖춘 회사가 금융당국에 심사를 신청해 인가를 받아야 합니다. 여러 금융회사 중 은행의 수가 가장 적은 이유죠.

생각보다 젊은
금융업계 2세대 ✌️

은행 외에는 높은 금리의 사금융밖에 선택지가 없던 1970년대, 정부는 ‘상호신용금고법’을 만들어 사금융을 양성화하기 시작합니다. 이때 나타난 회사들은 은행과 비슷한 역할을 하면서도 특정 그룹이나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회사였죠. 

  • 서민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저축은행
  • 직장이나 지역 단위의 신용협동조합새마을금고
  • 농어민 협동조합인 지역 농협수협
  • 금융회사가 부족한 지역 주민들을 위해 우체국을 창구로 한 우체국 예금
  • 대출만을 전문으로 하는 카드사와 캐피탈 등 여신전문금융회사
  • 생명보험이나 손해보험을 취급하는 보험회사
  •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금융투자회사
 
지난 50년 내에 수많은 금융회사가 새로 만들어지고, 또 사라지면서 지금의 체계를 만들어왔습니다. 

지금 시점에서는 ‘금융회사’ 하면 은행이나 저축은행이나 비슷해 보이지만, 금융회사가 만들어져온 역사를 살펴보면 확실히 은행은 다른 위치에 있죠. 그래서 새로운 금융회사들이 만들어지던 시기에 ‘은행’과 ‘은행이 아닌 금융회사’를 구별해서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예전부터 있었던 은행을 1금융권으로, ‘은행이 아닌’ 금융회사를 2금융권으로 부르게 된 거죠. 

그래서 1금융권과 2금융권을 단순하게 비교해서 ‘1금융권이 더 좋다’라고 보기는 좀 어렵습니다. 애초에 만들어진 목적이 다르니까요. 물론, 1금융권인 은행과 2금융권에 속해있는 저축은행의 경우, 예금과 대출을 해준다는 측면에서 비슷한 기능을 하므로 소비자 입장에서는 같은 선상에 두고 비교해볼 만합니다. 

또 3금융권이라는 표현도 엄밀히 말하면 ‘없습니다’. 공식적으로 법의 테두리에 들어오지 않은 미등록 대부업체 등은 사(私)금융으로 불러야 해요.

금융업계의 변화,
핀테크

23년 만의
뉴페이스📱

이렇게 금융업계의 중심인 1금융권에, 무려 23년 만에 새로운 식구가 들어왔습니다. 바로 케이뱅크와 같은 인터넷전문은행이에요. 인터넷전문은행은 2014년 즈음부터 본격적으로 이야기되기 시작됐어요. 당시 정부의 경제정책 핵심과제 중 하나가 ‘금융혁신’이었는데요. 여기에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에 대한 내용이 포함돼있었거든요. 인터넷전문은행 두 곳이 2016년부터 영업을 시작해, 지금은 세 번째 주자를 기다리는 중이랍니다. 

이처럼 핀테크(금융 Finance +기술 Technology)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지난 몇십 년간 1, 2금융권의 틀을 만들어온 금융업계에도 변화가 생긴 겁니다. 새로운 플레이어가 기존 틀에 들어오기도 했고, 제도권에 완전히 들어오지는 못했지만 이미 많은 이용자를 가진 기업도 등장했죠.

온라인 쇼핑이
제일 쉬웠어요

이전에도 온라인으로 뭔가를 사는 게 크게 어렵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결제단계에서는 좀 복잡스러운 것들이 있었잖아요?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한다든지, 은행 앱에 들어가 계좌이체를 해야한다든지. 그나마 간편한 핸드폰 결제를 할 때도 개인정보 쫙 적어서 인증번호를 받아 입력해야 하는 단계가 있었죠.

그런데 요즘에는 복잡한 과정들이 싹 사라졌어요. 간편결제 서비스가 생기면서 6자리 암호 입력이나 지문 인식, 홍채 인식 등으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게 된 거예요. 

이렇게 결제까지 간편해지면서, 이제 물건을 구경하고 장바구니에 담고 결제하고 물건을 받는 것까지의 4단계 중에 어느 한 단계도 복잡하거나 어려운 게 없게 됐습니다. 라떼는 ATM 기계에 가서 현금 입금하고 그랬는데 말이죠.

갑자기 금융이
쉬워진 이유

간편결제 서비스는 일종의 금융 비서라고 보면 됩니다. 이전에 카드결제를 할 때는 매번 카드번호와 비밀번호, 유효기간과 인증서 비밀번호까지 내가 다~ 입력해야 했다면, 이제는 금융 비서가 그 역할을 대신 해주는 거죠. 간편결제 서비스를 처음 이용할 때 카드 정보 (카드번호, 유효기간, 비밀번호)를 넘겨주는 건, 비서에게 나의 정보를 넘겨주는 인수인계 단계라고 볼 수 있어요. 

그런데 말이죠. 이렇게 비서 역할을 하는 플랫폼이 생길 정도로 갑자기 금융이 쉬워진 이유가 뭘까요? 
불과 2015년 전까지는 ‘고객의 신용카드 정보는 무슨 일이 있어도 신용카드 회사만 갖고 있어야 한다’는 법적 규제가 있었습니다. 중간에서 정보를 대신 처리해주는 서비스가 생겨날 수 없었죠. 

갑자기 금융이 쉬워진 배경에는 ‘핀테크 산업’이 있습니다.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이 만나 생겨난 ‘핀테크’가 우리의 일상에 들어온 거예요. 2015년부터 정부 차원에서 핀테크 산업, 즉 금융에 기술이 접목된 산업을 밀어주기 시작했습니다. 기존 금융시장의 진입장벽과 규제를 줄여 새로운 금융 사업들이 확! 성장할 수 있는 판이 만들어졌죠. 

한 번 기억을 잘 더듬어보세요. 간편결제, 간편투자 같은 서비스들이 최근 4~5년 사이에 많아진 것 같지 않나요? 이렇게 뱅킹부터 간편 결제, P2P 투자 등 다양한 금융의 영역에서 핀테크가 생겨나면서, 소비자에게 어렵거나 복잡하게 느껴졌던 것들이 쉽고 편하게 바뀌게 된 거예요.

금융의 발전에는
규제가 함께한다

나에게 더 편하게, 더 빠르게 바뀌는 것도 좋지만 어쩐지 불안하게 느껴지는 것도 있죠. 금융은 특히나 ‘내 돈’과 관련된 분야니까, 내 돈이 잘 보호되지 않는다면 혁신이 반갑지만은 않을 거예요. 

금융산업과 규제는 항상 같이 움직입니다. 새로운 산업에 맞는 새로운 법이 만들어지기도 하고 기존의 규제가 완화되기도 하죠. 산업 발전과 이용자 보호가 함께 이루어져야 하니까요. 

최근에는 핀테크의 대명사 중 하나인 P2P에도 이슈가 있었죠. 작년 10월 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온투법)’이 오늘부터 시행되면서, P2P 산업이 제도권 안으로 들어올 수 있게 됐어요. 

P2P 모델 자체는 대출이 필요한 개인(Peer)과 여유자금이 있는 개인(Peer)을 연결하는 새로운 투자 방식으로 주목을 받아왔지만, 기존 금융법에는 P2P 산업을 포괄할 만한 마땅한 제도가 없었거든요. 

지금까지는 P2P 기업이 자회사로 설립한 대부업체에 ‘대부업법’을 적용하는 우회적인 방식으로 간접적으로 규제를 해왔습니다. 온투법이 시행되면, P2P 기업 중 금융당국에 등록심사를 통과한 기업만 온투법 적용을 받게 됩니다. 투자자 보호가 더 강화되는 거예요

카카오뱅크, 케이뱅크와 같은 인터넷전문은행도 마찬가지였답니다. P2P와 다른 점이 있다면, 정책적으로 먼저 밀어붙이기 시작한 과제였다는 점이에요. 2014년 즈음부터 본격적으로 이야기되기 시작됐어요. 당시 정부의 경제정책 핵심과제 중 하나가 ‘금융혁신’이었는데, 여기에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에 대한 내용이 포함돼있었거든요.

불과 몇 년 사이에 지폐, 동전이 낯설어졌어요. 눈에 보이지 않는 전자 화폐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죠. 옆 나라 일본은 편의점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있게 된 지가 7년이 채 안 됐다는데, 어마어마하게 빠른 변화에 자연스럽게 적응했다는 것도 새삼 신기하죠.

앞으로는 어떻게 바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금융 기초공부, 1화는 여기서 마무리해볼게요.
내일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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