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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뉴스에도 색깔이 있다

글, 이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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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경: 독자님, 출근길에 포털 뉴스를 읽으시나요? 

the 독자: 가끔 읽어요. 머니레터도 읽고 포털 뉴스도 읽고요.

이혜경: 오늘 읽은 뉴스가 어느 언론사에서 쓴 기사인지 기억나세요? 

the 독자: 제가 좋아하는 과자 가격이 오른다는 기사였는데 어딘지는…

이혜경: 뉴스를 읽을 때, 어떤 언론사의 기사인지 알면 더 깊게 읽을 수 있답니다! 

님은 오늘 어떤 언론사의 뉴스를 읽었나요? 기사 주제는 기억이 나도, 언론사 이름이 바로 떠오르지는 않을 거예요. 

뉴스를 주체적으로 읽으려면 언론사 이름을 확인하는 것도 무척 중요합니다. 언론사가 진보적이냐, 보수적이냐, 중립적이냐에 따라 같은 사안이라도 다르게 해석하기 때문이에요. 

노조 파업을 예로 들어볼게요

노조 파업을 다룰 때, 같은 사안이라도 보수 언론사는 기업 입장을 대변하면서 노조를 비판하고, 진보 언론사는 노조가 파업을 하게 만든 기업을 비판하는 경향이 있어요. 

노조와 사측의 임금 인상 협상이 잘 풀리지 않아서 파업을 결정한 A 제조업체의 상황을 예로 들어볼게요. 

중립적인 언론사는 파업을 일반적인 업계 소식으로 간주하고 기사를 작성할 거예요. 보수 언론사는 사측의 입장을 주로 대변하는 쪽으로 기사를 쓸 가능성이 커요.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데 노조가 무리하게 파업을 시도한다’는 식으로 말이에요. 

한편, 진보 언론사라면 ‘몇 년째 임금이 동결되어 노조가 불가피하게 파업에 나섰는데 사측이 비협조적으로 응대하고 있다’며 노조 쪽에 온정적인 시각을 보일 가능성이 있어요. 

언론사 성향을 모르면 기사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어요

만약 언론사가 어떤 성향인지 모르는 채로, 보수 언론사 기사만 읽는다면 ‘노조가 무리한 파업을 하는구나’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반면에 진보 언론사 기사만 읽는다면 ‘경영진이 노조에 너무 심하네’하고 여길 수 있어요.

포털 뉴스 페이지 앞쪽에 걸리는 기사들은 주로 일간지 뉴스나 통신사에서 내보내는 속보가 많은데요. 더 자세한 정보가 궁금하다면 주간지나 월간지처럼 호흡이 긴 언론사 웹사이트에서 살펴보는 것도 좋습니다. 

요즘엔 경제 뉴스레터나, 유튜브 채널 등 정보를 얻는 출처가 다양해졌으니, 두루 활용해보세요. 

기사는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언론사에서는 수십 명, 혹은 수백 명이나 되는 기자들이 기사를 작성합니다. 그런데 개별 기자가 쓴 기사 색깔의 일관성이 어떻게 유지되는 것일까요? 

바로 기사 출고 절차 과정에서 언론사의 정체성에 맞게 조정이 되기 때문이에요. 

일반적으로 언론사에서 기사가 출고되는 과정을 알아볼게요. 

  • 취재기자가 기사 아이템을 부서장에게 보고하면 
  • 각 부서장이 아이템을 선택해요
  • 기사 주제는 처음에 보고한 대로 갈 때도 있지만 
  • 부서장이 다른 방향으로 수정하도록 지시하기도 해요
  • 기사 방향이 확정되면 담당 기자는 상세히 취재해서 기사를 작성하고
  • 해당 기사는 부서장의 확인을 거친 후 출고가 이루어집니다 

모든 기사가 발행되는 건 아니에요

이때 완성된 기사라 해도, 지면 제한 또는 방송 시간에 제한이 있는 언론사는 중요도에 따라 취사선택하는 경우가 있어요. 즉, 기자가 취재를 해갔다고 해서 반드시 신문에 나오거나 방송된다는 보장은 없다는 뜻이에요. 

이와 달리, 지면 제한이 없는 인터넷언론사는 작성된 기사를 어지간하면 거의 다 출고해요. 

기사의 완성도보다 빠른 보도를 중시하는 인터넷 언론사의 경우, 취재기자가 작성해 직접 출고하기도 해요. 증권 분야의 기사 중에는 AI 로봇이 기사를 작성해 출고하는 경우도 있고요.

기사는 어떤 유형이 있을까요? 

기사 유형은 크게 여섯 가지로, 일반적인 취재 기사, 보도자료 요약 기사, 정책 발표 기사, 주요 사안 해설 기사, 인터뷰와 르포가 있어요. 

① 일반적인 취재 기사

일반적인 취재 기사는 ‘A 업계에서 요즘 뭐가 인기다’, ‘B사와 C사가 갈등을 겪고 있다’ 같은 내용이 많아요. 기자가 본인 담당 분야를 꾸준히 관찰하면서 트렌드나 이슈가 부각된다 싶으면 정리해서 작성해요. 

② 보도자료 요약 기사

기사 중에 가장 많고 단순한 유형은 보도자료 요약 기사예요. ‘A사가 신제품을 출시했다’, ‘A사가 B사에 제품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등이 주제예요. 

기업의 보도자료는 미사여구와 부연 설명이 넘쳐요. 지면 제한이 있는 종이언론사는 핵심만 추린 짤막한 기사로만 처리해요. 하지만 지면 제한이 없는 인터넷 언론사는 보도자료에서 크게 수정할 부분이 없을 때 거의 그대로 내보내는 경우도 있어요. 

③ 정책발표 기사

정부의 주요 정책 발표 기사는 ‘정부가 어떤 정책을 새로 도입한다’, ‘정부가 어떤규제를 풀기로 했다’ 등의 내용을 담아요. 주요 정책 관련 보도자료는 수십 페이지짜리 보고서 형태가 많은데요. 정부 부처 출입기자는 여기서 핵심을 뽑아내 쉬운 말로 정리해요. 

④ 주요 사안 해설 기사

해설 기사는 주요 정책 또는 업계의 주요 사안에 대해 전망 등을 해설합니다. ‘정부가 어떤 규제를 풀기로 하면서 B 업계가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A사와 B사의 분쟁으로 A사가 B사에 납품하던 제품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와 처럼요. 해당 분야에 대해 잘 아는 고참 기자들이 쓰는 경우가 많아요. 

⑤ 인터뷰

인터뷰 기사는 특정 인물을 만나서 그 인물이 말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기사입니다. 

⑥ 르포(체험형 기사)

르포는 기자가 직접 현장에서 겪은 일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전달하는 체험형 기사를 뜻해요. 

오늘은 언론사의 성격과 기사 출고 과정, 그리고 기사의 종류를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주에는 실전으로 들어가서 기사 독해를 함께 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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